꼭꼭 숨은 태극기…찾아보기 힘드네

2017.07.17

제헌절의 의미가 퇴색되면서 태극기를 다는 가정이 손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br> 17일 오후 달서구의 한 아파트 모습.
제헌절의 의미가 퇴색되면서 태극기를 다는 가정이 손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17일 오후 달서구의 한 아파트 모습.


제헌절이 국가기념일이라는 인식이 희미해지고 있다.

국가의 초석이 된 헌법의 제정ㆍ공포를 기념하는 중요 국경일임에도 대구지역 아파트 단지 및 주택가에서는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제69주년 제헌절인 17일 오후 1시께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6개 동 579가구가 거주하는 이곳에 게양된 태극기를 단 곳은 고작 28가구에 불과했다.
이곳은 달서구청이 태극기 게양 시범 아파트로 지정한 곳이지만 매년 3ㆍ1절, 광복절 등 다른 국가기념일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인근의 다른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아파트 한 동 전체에 태극기가 1~2개 걸린 곳이 대부분이었고 아예 태극기가 게양돼 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제헌절이 저평가된 것이 헌법에 대한 이해 부족과 관련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우정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9급 공무원 시험에 헌법 과목이 빠진 것을 예로 들며 “헌법 질서에 충성하는 공무원을 뽑는 시험에도 헌법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에 대한 인식 부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이 제정됐다는 것은 한 국가가 주권을 가진 독립국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적 동의를 얻어 헌법 개정이 이루어지는 변화의 시대에 있는 우리에게 헌법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헌절은 최근 영화나 교과서,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 독립사 및 인물들이 재조명되면서 관심이 늘었던 국경일과 달리 교육이나 홍보 및 안내가 미흡한 상황이다.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것 역시 한 가지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정부는 2008년부터 대체 휴일의 증가와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제헌절을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비슷한 이유로 한글날 역시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가 한글의 중요성이 재평가되면서 2006년 국경일로 승격됐다.
2013년부터 공휴일로 재지정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시민들의 인식 역시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되면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매년 국경일마다 대구시 곳곳의 전광판을 이용해 시민들에게 태극기 게양을 알리고는 있는데 제헌절만을 위한 특별한 행사는 따로 없다”며 “태극기 게양 홍보나 시민참여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형 기자 coolee@idaegu.com

사진: 제헌절의 의미가 퇴색되면서 태극기를 다는 가정이 손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17일 오후 달서구의 한 아파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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