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선 골목 낀 원룸촌 소방차 진입도 못할 듯

발행일 2018-01-14 20:12:3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 동호동 한 골목
주택·사무실 몰려있어
출근길 후진으로 이동
화재 발생시 피해 우려

대구 동구 동호동 일대 모습. 빌라 앞 50m 길에 불법 주차된 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소방차 진입 자체가 불가능 할 정도다. 거기다 중간에 전신주까지 있어 소방차 진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거 내가 차를 후진할 테니 차 좀 빨리 지나가세요.”

지난 12일 오전 6시20분께 대구 동구 동호동 한 골목에서 직장인 이모(33)씨는 이른 아침에도 차를 빼느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동호동 한 원룸 촌에 사는 이씨는 1차선 좁은 골목길을 끼고 있는 원룸에 사는 때문에 지나는 차량을 피하기 위해 항상 후진으로 차를 빼야하는 등 출근길마다 전쟁이다.

밤새 좁은 골목길에 주차해 둔 차들도 가끔 있어 차를 빼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이 골목은 빌라 앞 50m 길과 1차선 도로 두 갈래 길이 나눠 있다. 주위엔 주택과 사무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항상 교통이 복잡하다. 또 인근 도로 건너편에 교회가 있어 예배시간이 끝난 시간대에 수십 대의 차량이 큰 길로 나서기 위해 1차선 골목길에 줄을 지어 나온다.

최근 잇따른 화재로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 곳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소방차는 통상 가로 너비가 도로 기준상 2.5m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동호동 옆 1차선 골목도 전신주가 있는데다 3.6m너비의 도로로 소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고 커브 공간 확보까지 생각하면 골목 진입이 힘들 수도 있다.

이 곳 동호동 골목은 한 대의 차량이라도 주차를 해두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없는 구조다. 혹여 이 골목에 큰 불이라도 난다면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제천 화재 참사의 경우도 불법 주차 차량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피해를 키웠다.

동호동 원룸 업주 이미경(60ㆍ여)씨는 “좁은 골목길 탓에 주차 공간도 없을뿐더러 차 한 대 지나가기도 조심스럽다”며 “요새 일어난 화재 사건 모두 불법주차와 좁은 골목길 때문에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는데 우리 동네도 그럴까 무섭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이동현 수습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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