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일자리 치맥토크’…토론시간 턱없이 부족

발행일 2018-03-20 20:11:5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 실업해소 위해 모인 자리
청년들 실질적 상황 청취 못해
질의응답도 보여주기식 그쳐

대구지역의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일자리 치맥토크’ 행사가 지난 19일 중구 대구청년센터에서 열렸다. 토크행사 참가자들이 취업문제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죄송합니다. 시간관계상 마지막 한 분만 질문을 받겠습니다.”

일자리 문제로 행사에 참석했던 2명의 청년이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 꼭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던 듯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지난 19일 오후 5시부터 대구 중구에 위치한 대구청년센터에서 대구지역 일자리 치맥토크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비롯해 이태희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 이창재 대구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박상우 청년센터장과 지역 청년 29명이 참석해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의견을 나눴다.

대구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모인 자리였지만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기엔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토크행사는 이날 오후 7시20분까지 1, 2부로 나눠 진행됐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각각 20분과 15분으로 토론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1부 테이블 토킹에서는 5개로 나뉜 테이블에 단체관계자 1명이 배치돼 청년들과 함께 일자리 정책에 대한 토론시간을 가졌지만 청년 취업문제에 대한 의견은 충분히 나누지도 못한 채 문제점만 도출할 뿐이었다.

더욱이 2부 일정 마지막 순서인 질의응답도 시간관계상 청년들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지 못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토론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또 시간 조정을 위해 발표자료 내용을 압축하다 보니 유인물과 순서도 다르고 내용 찾기도 어려웠을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경제부시장과 이 경총 부회장은 1부에서 청년들과 20분간 의견을 나누고 기념촬영을 한 후 2부 일정은 참가하지 않고 행사장을 떠났다.

비워진 자리는 다른 관계자가 대신 참석해 청년들과 치맥을 하며 1부에서 나눴던 의견을 재논의했다.

영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임아현(22ㆍ여)씨는 “해결책이 나오는 자리가 아닌 줄은 알지만 일자리와 관련된 토론 시간이 짧은 게 아쉬웠다”며 “1부 발표시간에 일자리 문제에 대해 논의한 주제를 2분 내에 설명하라고 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대구대학교에서 대학원에 재학 중인 서종정(31)씨는 “일자리 문제와 관련 제대로 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토론시간을 짧아도 1시간은 잡아야 한다. 보여주기식 질의응답보다는 테이블에 마주앉아 직접 토론을 해야 한다”며 “똑같은 일정으로 같은 행사가 반복된다면 청년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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