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은색 점자블럭…우리에겐 웅덩이처럼 보여요”

대구 동성로 등 설치된 점자블록 대부분 어두운색 시각장애인 80% 저시력자…안전 위협해 피해 우려

2018.04.16

16일 오후 대구 중구 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 인근에서 김기현(시각장애 1급)씨가 바닥의 장애인 보도블록을 찾지 못해 가드레일 쪽으로 걷고 있다.<br>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은 색이 반사되는 노란색을 설치해야 한다.<br> 하지만 경대병원역 주변에는 빛이 반사되지 않는 회색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br>
16일 오후 대구 중구 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 인근에서 김기현(시각장애 1급)씨가 바닥의 장애인 보도블록을 찾지 못해 가드레일 쪽으로 걷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은 색이 반사되는 노란색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경대병원역 주변에는 빛이 반사되지 않는 회색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와 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 일대 설치된 회색, 검은색 점자블록이 오히려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6일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은 장애등급에 따라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전맹과 저시력으로 나뉜다.
시각장애인의 80%가 잔존시력을 가진 저시력자다.

이들은 빛과 색깔을 통해서 어느 정도 사물을 판별할 수 있다.
점자블록이 노란색이면 이들의 눈에 색이 반사돼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구 동성로와 일부 지하철역 주변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회색이다.
곳곳에 검은색으로 페인트칠한 곳도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회색과 검은색 점자블록은 빛이 반사되지 않아 ‘있으나 마나’하다는 주장이다.
회색은 아예 인식을 못 하고, 검은색은 웅덩이처럼 보여 시각장애인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다반사다.

시각장애 1급인 김기현(33ㆍ중구 남산동)씨는 “동성로에 점자블록이 있는 줄 오늘 처음 알았다.
회색이어서 그동안 있는지 몰랐다”며 “밖에 다닐 때 잘 아는 길 위주로 다니는데 그곳은 노란색 점자블록이 있는 곳이다.
모르는 길에 노란색 블록마저 없으면 다닐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재룡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은 “요즘에는 중도 실명자들과 저시력자들이 많다.
노란색이 아닌 보도블록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웅덩이로 보여 그 위로 걷지 않고 피하게 된다”며 “그간 개선이 많이 됐지만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점자블록 전체의 색상은 원칙적으로 노란색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주변 바닥재의 색상과 뚜렷하게 대비가 되는 다른 색상을 사용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성로는 유동인구가 많아 도시미관과 바닥재 색을 고려해 설치했다.
현재 민원이 많이 제기돼 파손된 보도블록을 중심으로 노란색으로 바꾸는 중”이라고 밝혔다.
장은희 기자 je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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