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벽부터 ‘쾅쾅’ 공사소음…주민들 ‘강제기상’ 괴로워

폭염으로 공사 시작 시간 1시간 당겨져 수면 방해 작업 시간 규정 없어 생활권 보장 규정 마련 강조

2018.08.09

새벽부터 발생하는 공사장 소음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br> 사진은 주택가와 맞붙어 있는 대구 남구 봉덕동 신축 건물 공사 현장.
새벽부터 발생하는 공사장 소음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주택가와 맞붙어 있는 대구 남구 봉덕동 신축 건물 공사 현장.

직장인 김모(37ㆍ대구 남구 봉덕동)씨는 최근 오전 5시만 되면 잠에서 깬다.
9일에는 오전 1시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어김없이 오전 5시에 눈을 떴다.

하지만 김씨의 휴대전화 알람 시간은 오전 7시에 맞춰져 있다.
이 시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해도 충분한 김씨는 왜 오전 5시 잠에서 깰까. 바로 집 앞의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이다.

종전 오전 6시부터 들려오던 공사 현장 소음은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부터는 오전 5시부터 들여온다.
공사 시작 시간이 1시간 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새벽 시간에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는 인근 주민들의 수면을 방해한다.

김씨는 “신축 아파트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알람 소리보다 더 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하루 일과를 위해 푹 자야 하는 데 의지와 상관없이 잠을 깨야 하니 항상 피곤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소음과 관련한 민원이 이어지자 남구청은 지난달 27일 현장을 찾아 “오전 8시 이후부터 공사를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는 소음과 관련된 규정이 부실한 게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소음진동관리법을 보면 공사장 생활소음에 대한 규제 기준만 있을 뿐 공사 작업 시간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다.

지난달부터 최근(지난 7일)까지 대구 8개 구·군청에 접수된 공사장 소음 민원 건수는 모두 554건. 잇따른 민원으로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해 지도 및 계도하고 있지만 소음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공사장 생활소음에 대한 규제 기준은 아침(오전 5∼7시)과 저녁(오후 6∼10시) 60㏈ 이하, 주간(오전 7시∼오후 8시) 65㏈ 이하, 야간(오후 10시∼오전 5시) 50㏈ 이하다.

이른 아침부터 공사를 시작해도 소음 규제 기준만 넘지 않으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공사장 주변 주민들은 아침(평일ㆍ공휴일)부터 들여오는 소음이 수면을 방해하면 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런 가운데 공사장 소음 해결을 위해 ‘3-아웃제’를 실시하는 지자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송파구청은 지난해 12월부터 공사장 소음 ‘3-아웃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평일 오전 8시 이전 공사 중지, 토ㆍ공휴일 오전 9시 이전 공사 중지, 일요일 공사 중지 권고를 통해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1주일 이내의 공사 중지 불이익을 주는 강력한 행정조치다.

대구의 한 구청 관계자는 “창문을 열고 지내는 여름 특정상 아침 일찍 시작하는 공사로 시민들의 불편이 극심하지만 소음 규제를 지키면서 공사를 하면 조치할 방법은 없고 이른 시간 공사 진행을 자제해달라는 게 전부”라며 “요즘은 폭염 등으로 낮 공사가 어렵다 보니 시간을 앞당겨 공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민의 생활권 보장을 위해 공사 작업 시간에 대한 제한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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