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굳게 닫힌 방천시장 플리마켓

발행일 2018-09-19 20:46:5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1마을1특화 복지희망만들기 일환
쓰레기 문제 등 상인들 “철거해야”

청년예술가들이 대구 중구 김광석 길에서 운영하던 플리마켓 가판대가 골목길 한 켠에 방치돼 있다. 플리마켓은 주변 상인들과의 마찰로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19일 오전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입구에서 걸어가다 첫 번째 나오는 왼쪽 골목길에 들어서면 가판대가 나온다. 가판대에는 ‘김광석길 플리마켓’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붙여져 있다.

이곳에 서 있는 가판대는 모두 6대. 하지만 가판대는 현재 운영되지 않고 있다.

매주 토ㆍ일요일과 공휴일 주말에만 운영한다는 이 가판대는 3개월째 굳게 닫혀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주말이면 이곳은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또 바로 앞에 술집이 즐비한 탓에 가판대 사이사이 바닥에는 토사물과 소변이 뒤덮어 냄새가 진동한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전언이다.

가판대는 2016년 4월 대봉1ㆍ2동 1마을1특화 복지희망마을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마련됐다.

초기에는 방천청년 아트마켓과 방천청년 푸드가판대로 나눠 운영됐다. 동절기(12월∼2월)를 제외하고는 매주 주말 들어섰다.

방천청년 아트마켓 복지협의체 등이 자수소품, 원목소품, 플라워 장식, 가죽소품, 도자기 등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남산기독교종합복지관이 계절별 간식과 기타모양의 마들렌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하지만 김광석 골목의 활성화로 주변에 많은 상가가 들어서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많게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권리금과 수백만 원대 임차료를 내고 장사를 하는 인근 상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가판대에서 장사하는 청년예술가들과 상인 간 잦은 마찰이 생겼다.

결국 주변 상가 상품과 중복되는 제품과 모든 종류의 먹거리는 판매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가판대에서 장사를 하려는 청년예술가들도 당연스레 줄었다.

대봉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제약사항이 많다 보니 플리마켓을 하려는 청년예술가들 모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게다가 올해는 최악의 폭염도 더해져 하절기에는 운영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가판대를 철거해야 한다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높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모(36)씨는 “플리마켓 운영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상인들이 많아 상생이 어렵다 보니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이라며 “문제는 주말이면 가판대 사이의 공간에서 노상방뇨를 하거나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들이 많아 이곳이 쓰레기장이 된다는 사실이다. 하루빨리 철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상배 대봉1동장은 “가판대에 대한 민원이 많아 철거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판대를 철거하고 이곳에 포토존 등을 설치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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