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모저모] 오늘은 모두 한마음 “수험생에 좋은결과 있길”

발행일 2018-11-15 20:42:1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오전 8시16분께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와 함께 수험생 1명이 영남고 정문 앞에 헐레벌떡 뛰어내렸다.

굳게 닫힌 정문 앞에서 수능을 치러간 아들을 위해 마지막 기도를 하던 학부모들도 깜짝 놀라는 등 주위가 소란해졌다.

한 학부모가 “학생 이쪽이야 이쪽. 이쪽으로 빨리 담 넘어서 뛰어가”라는 외침과 함께 에스코트(?)를 받은 지각생이 화단을 밟고 담을 뛰어넘어 수험장으로 뛰어들어갔다.

지각생의 뒷모습을 보며 학부모들은 “실수하지 말고 시험 잘 쳐”라며 큰 소리로 응원하기도.

○…수능 당일인 15일 한 남성이 도로 한복판에 서서 두 시간 동안 호루라기 1천 번을 불었다. 그 주인공은 대구 남부경찰서 소속 모범운전자회 회원 김태갑(52ㆍ시내버스 기사)씨.

김씨는 이날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대구시교육청 24지구 제21시험장인 경일여고 앞 2차선 도로에서 차량을 통제했다. 남부서, 해병대전우회, 모범운전자 회원 등 20여 명은 김씨의 호루라기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출근길 극심한 정체로 유명한 이곳에서 차량흐름이 원활하자 수험생을 응원하러 온 한 50대 여성은 “이 길에서 차가 안 막히는 걸 보네”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아들이 학교를 잘못 들어간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15일 오전 7시50분께 서구 달성고 앞에서는 한 학부모가 경찰에게 다가가 자녀가 수험장을 잘못 찾아간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수험생이 가야 할 곳은 서부공고였지만 시험장을 착각해 달성고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경찰은 인근 교통이 혼잡해 학부모와 학생을 경찰 순찰차가 있는 곳까지 서둘러 안내했고 이들을 태워 서부공고로 출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수험생은 무사히(?) 수험장에 도착해 시험 준비를 마쳤다.

○…15일 오전 하얀 입김이 나오는 추운 날씨를 보인 가운데 수험생들의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한 수험생은 롱 패딩에 목도리, 마스크, 장갑 등 완전무장을 하고 시험장에 나타나 친구 수험생의 따뜻한 난로(?)가 되기도 했다.

반면 날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일부 수험생은 얇은 옷차림을 한 탓에 일찍 도착했음에도 시험장으로 후다닥 뛰어들어가는 등 응원하러 온 이들이 서로 따뜻한 음료를 권하기도 했다.

○…올해 ‘수능 한파’는 없을 것이라는 예보에 다소 가벼운 옷차림을 한 수능생들이 많았다. 롱 패딩으로 중무장하고 나타났던 지난해와 달리 후드집업이나 패딩 조끼를 입은 수능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추운 날씨에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었다. 조끼 패딩에 슬리퍼를 신고 나타난 한 수능생은 “너무 춥다”라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빠른 걸음으로 교문 앞을 통과했다.

또 이날 대구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모두 ‘보통’ 수준을 보여 마스크를 낀 학생도 거의 없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오전 7시10분께 구미 상림지구대로 군인 한 명이 찾아왔다.

칠곡에서 군 복무를 하는 A(21)씨였다. 그는 “수능시험을 치기 위해 구미에 왔지만 길을 찾지 못해 생각 끝에 경찰서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A씨는 한때 오태동에 살았지만 오래전에 구미를 떠나 지리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참을 헤매다가 입실 완료 1시간을 남겨두고 결국 경찰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사장은 구미시 봉곡동에 있는 선주고등학교, 지구대와는 10㎞가량 떨어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힘들게 수능 시험장을 찾은 군인 수험생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북에서 안개와 차량정체, 시험장 착오 등으로 지각할 뻔한 수험생 24명이 경찰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했다.

수험생들은 이날 경북지방경찰청의 인력 680여 명, 순찰차와 오토바이 210대를 동원한 시험장 주변 교통을 정리 등 수험생 이동의 도움을 받았다.

○…15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경북지역 73개 고사장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가족, 선후배, 교사 등이 나와 수험생들의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응원과 격려의 행렬이 이어졌다.

포항시와 자율방범대 등은 수험생 5천500명을 응원하기 위해 12개 시험장 교문 주변에서 수험생에게 따뜻한 차를 나눠주며 시험을 잘 치라고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경산시와 해병전우회, 모범운전자회 등은 경산 6개 시험장에서 수능을 보는 2천333명의 수험생에게 시험장 교통정리와 수험생 수송 등의 지원으로 수험생 입실을 도왔다.

○…영남고 앞 한 입간판이 수험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입간판의 정체는 경북대 논술(AAT)반을 모집한다는 입간판.

하지만 입간판 아래 ‘독학, 재수 전문 학원’이라는 큼직한 글자 때문에 이를 본 수험생들은 ‘안본눈(입간판을 보지 않은 눈) 삽니다’라며 비아냥댔다.

아들을 수험장으로 보낸 김미영(46ㆍ달서구 상인동)씨도 “수능시험이 끝난 뒤 입간판을 설치해도 되는데 굳이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재수’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회1ㆍ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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