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현장 스케치] 익살스런 응원에 웃음 터지고…마음 담아 꼭 안아주기도

발행일 2018-11-15 20:42:1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상원고 교문 앞에서도 흥겨운 노랫소리와 함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사진은 상원고 후배들이 선배들을 위한 응원을 펼치고 있는 모습.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5일 오전 대구지역 고사장은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을 맞이하는 수험생과 이들을 응원하는 학부모, 선생님, 후배들로 붐볐다.

서구 달성고 앞은 오전 6시30분부터 응원단으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이곳을 찾은 중구 경대사대부고 응원단은 졸린 눈을 비비며 선배들을 향해 큰소리로 “경대사대부고 파이팅”을 끊임없이 외쳤다. 미리 준비한 핫팩을 나눠주기도 했으며 마음을 담아 힘껏 안아주기도 했다.

달서구 상원고 앞도 흥겨운 노랫소리와 함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수험생들은 목이 터지라고 가수 워너원의 ‘나야 나’를 개사한 ‘이 구역 수능 대박 나야 나~ 나야 나~’를 외치는 후배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펜이 가는 곳마다 정답이 되게 하시고, 그대와 출제자의 생각이 일치하게 하소서’, ‘수능 대박 오져 따리 오져따’ 등 익살스러운 현수막을 보고 긴장감이 덜어진 듯 웃음을 짓는 수험생들도 보였다.

동구 청구고 앞에도 ‘찍어도 정답’, ‘오답이 보이지 않는다’ 등 재치 있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등장해 긴장된 수험생의 표정을 누그러뜨렸다.

선배를 응원하러 왔다는 계성고 2학년 황찬범(18)군은 “선배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주기 위해 잠을 2시간 밖에 못 자고 오전 6시께 나왔다”며 “선배들이 1년 동안 잘 준비한 만큼 실수만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응원에도 수능생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대구 아침 기온은 3.5℃로 다소 쌀쌀했지만 한낮에는 14℃까지 오른다고 예보된 만큼 옷을 가볍게 입은 수험생들이 많았다.

이들은 마중 나온 부모님에게 “시험 잘 보고 올게요”라고 말하며 마음을 다잡기도 하고 응원단보다 더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긴장을 풀어보기도 했다.

학부모들도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고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자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힌 부모들이 많았다.

정문이 굳게 닫힌 이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기도를 올리는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수성구 대륜고 앞에서 수능생 자녀를 5분여 동안 꼭 안아준 이재인(47ㆍ여)씨는 “힘든 생활을 잘 견딘 것만으로도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긴장해서 실수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남고 앞에서 기도를 올리던 박미영(47ㆍ여)씨는 “아들이 작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재수하게 됐다”며 “힘든 수험생활을 묵묵히 걸어온 아들에게 너무나 고맙고 아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다”고 전했다.

제자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연신 머리를 숙여 기도를 드리던 선생님도 있었다.

김준희(56) 협성고 교사는 “우리 학교 학생 70여 명이 영남고에서 수능을 치른다”며 “긴장하지 말고 실수 없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도와달라고 빌었다”고 웃어 보였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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