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삼성창조경제단지, 개관전 햄버거집만 성업

발행일 2017-01-18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수익사업 급급한 느낌“지역 신성장 동력 맞나”“본래 목적 상실 우려“시민 “주객전도” 빈축

17일 대구 북구 침산동 삼성창조경제단지에 입주해 영업하고 있는 한 햄버거집. 정작 벤처기업 입주는 부진한데 햄버거집만 문전성시다.


“지역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성장 산업단지인가? 도심의 새로운 편의시설 단지인가?”

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이하 창조단지ㆍ북구 침산동)의 정식 개관은 아직 감감한데 구내 상가에 먼저 입주한 햄버거집만 때아닌 호황을 누리자 시민들의 걱정어린 시선과 함께 빈축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민의 관심이 쏠린 의미있는 시설의 개관에 앞서 상업시설이 먼저 영업을 한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됐다는 것.

현재 창조단지에 입주할 벤처기업은 턱없이 부족한 반면 편의시설 입점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지역 벤처업체들은 기존 계약과 입주 기간 등을 이유로 계약을 미루거나 파기하는 상황이지만 상가는 인근에 대형 아파트단지 등을 끼고 있는 특수상권이어서 입점 경쟁이 치열하다.

17일 북구청과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창조단지의 정식 개관일은 지난달에서 오는 3월로 미뤄졌다.

단지 외곽 정비가 늦어진 때문. 그러나 벤처기업 입주율이 절반에 그친 점도 개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창조단지 내 건물공사는 이미 완료된 상태다. 최대 50개 벤처기업과 35개 상점이 들어설 수 있다. 이중 벤처기업은 입주율이 50% 정도다. 상가는 대부분 계약이 체결됐다.

비수도권 최대 창업 거점이라는 창업단지의 본래 목적보다 상권에 더 이목이 쏠리는 셈이다.

특히 지난달 31일 단지 내에 개점한 한 햄버거집은 주변 직장인과 주민들이 몰려 온종일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다. 여기에 자극받아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창조단지 프랜차이즈 입점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는 상황.

이와 관련 침산동 주민 김모(55)씨는 “편의시설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정식 개장한 뒤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며 “창조단지가 자칫 수익사업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줘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창조단지는 대구에서 신세계백화점 이후 가장 뜨는 특수상권”이라며 “첫 입주 시에는 상점에 대한 권리금이 없는데다 수익성이 높은 프랜차이즈만 입점 가능해 경쟁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원자가 몰리게 되면 면접을 치러야 할 정도다.

이와 관련 지역 경제계와 부동산업계는 “통상 경제활동 단지가 조성된 후 편의시설 등이 뒤를 잇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금은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창조단지의 벤처업체들은 이사를 시작하면서 계약을 체결한다. 이사하기 전 입주 기간이 맞지 않다는 등의 업체 측 사유가 발생하면 계약이 파기된다”며 “현재도 문의는 이어진다. 2월께는 업체 입주가 모두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아람 기자

aram@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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