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수문 개방…‘낙동강 녹조라떼’ 사라질까

발행일 2017-05-22 20:19:3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내달부터 착수…2018년까지 보 철거여부도 논의
환경단체들 ‘수질 오염·물고기 폐사’ 해결책 기대

올해부터 낙동강의 ‘녹조라떼’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6월부터 4대강 보를 상시개방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매년 반복되고 있는 낙동강 녹조 문제가 해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낙동강은 4대강 사업이 끝난 뒤 2012년 여름부터 매년 강정ㆍ고령보와 달성보, 합천ㆍ창녕보, 창녕ㆍ함안보 등 8개 보에서 ‘녹조라떼’란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대량의 녹조가 발생했다.

2012년 10월에는 구미 낙동강 유역에서 누치 등 물고기 6천 마리(경북도 추산)가, 2014년 7월에는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 400여 마리가 죽는 등 물고기 폐사가 잇따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당시 칠곡보 하류 물고기 떼죽음이 부적합한 수질ㆍ수생태 여건 때문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나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은 지구 온난화 등과 맞물려 4대강 가뭄 대비를 위해 보에 가둬졌던 물에 녹조가 발생하면서 수질오염이 심각해져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낙동강 인근 주민들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수질이 오염돼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내기도 했다.

국토부는 4대강 보가 녹조 발생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녹조는 일사량과 수온, 물의 체류시간, 오염물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보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4대강 녹조가 심각해지자 최근에 댐과 저수지, 보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방류량을 늘리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을 추진하는 등 녹조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6월부터 4대강 일부 보를 상시개방하고 2018년까지 보 철거 여부를 확정한다고 발표하자 지역 환경단체 등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4대강 보 수문 개방을 촉구해 왔던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정수근 사무처장은 “현재 남조류 개체수가 증가하는 단계여서 수문 개방은 지금이 최적기”라며 “상시개방에 그치지 말고 결국엔 보 철거까지 가야한다”고 말했다.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녹조는 비 양과 횟수, 일사량, 물의 흐름 등이 작용한다. 낙동강 보가 물의 흐름을 막은 것이 녹조를 번창하게 한 주요 원인이 맞다”며 “낙동강 보를 상시 개방하는 것은 옳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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