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퀴어축제 주최-반대측 싸움에 등 터진 시민들

대구퀴어문화축제 열려…퍼레이드 행진 놓고 반대측과 충돌
보행로 사라지고 상가 입구도 막아 1시간 가량 시민만 불편

해마다 열리는 성 소수자의 행사인 퀴어축제에 대한 마찰로 올해도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주최 측과 반대 측 사이에 욕설이 오간 것은 물론 통행로가 막히는 등 행사장 주변을 찾은 시민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 23일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퀴어풀 대구’를 주제로 제10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축제는 41개 단체로 구성된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했으며 성 소수자와 시민단체 회원 등 1천500여 명이 참가해 문화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또 동성로 CGV 한일극장 앞부터 맥도날드 동성로점 앞까지 150m 거리에 50여 개 부스가 설치됐으며 성소수자 부모 모임에서는 프리 허그를 진행했다.

반면 올해도 어김없이 반대 측의 맞불 집회가 벌어졌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축제 반대 측은 2ㆍ28기념중앙공원에서 ‘생명ㆍ사랑ㆍ가족 캠페인’을 진행했다. 1천500여 명의 기독교인은 ‘동성애는 유전이 아닙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반대해요 꼭 돌아와요’ 등의 문구가 적힌 단체 티셔츠를 입고 퀴어축제를 반대했다.

마찰은 오후 5시20분께 퀴어축제의 메인 행사인 ‘자긍심 퍼레이드’의 시작과 함께 발생했다.

축제 반대 측이 퍼레이드가 시작될 무렵 길을 막고 행진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경찰은 퍼레이드를 막는 반대 집회 회원들을 해산하려고 했지만 기독교 단체는 애국가를 반복해 부르며 꿈적하지 않았다.

이들의 대치는 1시간가량 이어졌고 동성로 일대를 찾은 시민은 주최 측과 반대 측 모두에게 불만을 터트렸다.

대백 앞 광장에서 대백 주차장 사이가 양측의 인원으로 가득 차 보행할 통로가 사라져 골목 등으로 우회해서 빠져나간 것.

또 수십 개의 상가 입구도 함께 막혀 피해를 봤다. 손님의 발이 끊기자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들은 굳은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봤다.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서로의 생각을 표현하고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시민에게 피해를 강요하면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날 인파에 막혀 수십 분간 오도 가지 못한 시민은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대학생 김모(22ㆍ여)씨는 “축제 참가인원과 축제 반대인원이 목소리를 높여가며 욕설하는 것을 들었다. 오랜만에 휴일 동성로를 찾았는데 기분을 완전 망쳤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헌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