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의회, 양당 기싸움에 시작부터 험로

발행일 2018-07-08 19:56:3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터줏대감 한국당·첫 입성 민주당
의장·상임위원장 등 놓고 기싸움
주요정책·조례개정 처리 등 빨간불

제8대 대구 광역ㆍ기초의회가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자유한국당과 6ㆍ13 지방선거에서 대거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간의 힘겨루기로 첫 단추부터 틀어졌다.

이로 인해 집행부의 주요정책 및 사업에도 적잖은 차질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선거로 잠시 미뤄졌던 조례 개정도 또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6·13 지방선거에서 지역민이 희망했던 소통과 협치는 오간 데 없고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놓고 ‘감투’ 싸움만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두 정당 간 불필요한 기 싸움을 중단하고 상생협력으로 기초(광역)의회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5∼6일 북구의회는 임시회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을 선출키로 했다.

지난 5일 의장은 한국당 소속 이정열 의원을 선출했지만 부의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의 마찰이 벌어지면서 정회가 여러 번 반복됐다. 결국 이날 오후 9시까지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민주당 소속 의원 9명이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북구의회 한국당 소속 의원 11명은 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채 부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했고 재선인 신경숙 의원을 부의장으로 뽑았다.

상임위원장을 뽑는 6일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해 결국 상임위원장 선출은 9일 이후로 미뤄졌다.

원 구성이 늦어짐에 따라 앞으로 회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조례 개정도 덩달아 지연됐다.

하지만 두 정당은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민주당 소속 북구의원은 “민의를 반영한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한 협치를 수차례 한국당에 요구했지만 한국당은 이를 무시했다”며 “한국당은 의석이 많다는 이유로 단독으로 부의장까지 선출하며 협치도 협상도 없이 일방적으로 의회를 독식하려는 다수당 횡포의 모습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정열 북구의장은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나 대화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일 대구시의회에서도 파행이 일어났다.

이날 임시회를 연 대구시의회는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을 선출키로 했으나 민주당 의원이 임시회 공고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의장단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민주당 소속 시의원 5명이 빠진 채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투표가 진행됐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집행부를 감시해야 할 의회가 첫 시작부터 삐꺽거리는 상황을 우려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정당 간의 감투싸움과 기 싸움을 하라고 지역민이 선출한 것은 아니다. 지역민이 바라는 것은 정책 경쟁”이라며 “처음부터 자리에만 연연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쓸데없는 싸움들을 멈추고 지역민을 위한 지역 발전 방향 등에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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