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실종치매노인 연평균 500여 명

발행일 2018-12-23 20:03:4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최근 5년간 2천754명지문사전등록 8.2%뿐배회감지기 보급 저조각종 안전장치 시급

지난 18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치매를 앓는 박모(81ㆍ여ㆍ북구 산격동)씨를 애타게 찾는 가족들이 올린 전단이었다. 전단에는 지난 16일 오후 7시부터 박씨와의 연락이 끊어졌고 휴대폰이 마지막으로 켜진 곳은 대구 달성군 현풍군 유가읍 유가면 한정리라는 것과 실종되기 직전 인상착의, 연락처 등이 담겼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강모(82ㆍ여)씨를 찾는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강씨 역시 치매를 앓고 있으며, 집을 나선 이후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실종 직전 마지막으로 찍힌 강씨의 사진이 게재됐다.

대구 지역 내 치매 노인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연평균 500여 명의 치매 노인이 실종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대구지역 내 치매 판정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은 모두 2만1천758명이다. 2016년 2만296명, 2017년 2만1천919명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최근 5년간(2014~2018년 11월) 경찰에 접수된 대구지역 실종 치매 노인 수는 모두 2천754명이다. 연평균 치매노인 550명가량이 길을 잃고 헤매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실종은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치매노인 관리 및 실종 시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지문사전등록제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 둘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대구 지역 보건소에 등록돼 관리를 받는 65세 이상 노인은 올해 1만1천275명으로 올들어 치매 판정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수준이다.

지문사전등록을 신청한 치매 노인 역시 1천781명으로 8.2%에 불과하다.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지난해부터 무상으로 보급하는 배회감지기 보급률도 저조하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한 장비인 배회감지기는 치매 노인이 지니고 있으면 보호자에게 실시간으로 위치가 전송되는 장비다. 하지만 지난해 444대에 이어 올해 241대 보급된 것이 전부다.

전문가들은 평소 치매 조기 검진 및 주기적인 치매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8개 구ㆍ군 치매안심센터 및 보건소에서는 치매 조기검진, 가족상담, 치매환자 및 가족 지원, 쉼터 등 다양한 치매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구시 보건복지국 보건건강과 관계자는 “치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인지가 쉽지 않다. 지역 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해 조기검진 및 관리, 지원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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