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6년째 교통안전 봉사 도맡아”

발행일 2017-11-05 19:42:3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19> ‘교통아저씨’ 김희섭 수성구의원



“우리 어른들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나 둘 하게 되면 좀 더 안전한 동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또 그런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 우리 사회 전체가 살기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등교시간인 지난 1일 오전 8시20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대구 중앙초등학교 앞.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중앙에 형광색 녹색어머니회 유니폼을 입은 한 남자가 지나가던 차량을 능숙하게 막아섰다. 곧이어 흰색 장갑을 낀 채 현란한 손짓으로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게 도와줬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들은 아저씨가 반가운지 연신 “교통아저씨 안녕하세요”, “아저씨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건네자 “날이 추워지니 따듯하게 입고 다녀야 한다”며 아이들을 챙겼다.

아이들이 모두 지나가자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가벼운 목례로 정차한 차량에 인사하고 차량을 통과시켜주는 모습은 전문가의 면모를 물씬 풍겼다.

이 교통아저씨는 김희섭(58)대구 수성구 구의원이다. 김 의원은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만들고자 2011년부터 6년간 교통안전 지킴이 봉사를 하고 있다.

그가 처음 교통안전 지킴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늦둥이 막내 때문이다.

막내가 중앙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스승의 날 선생님께 드릴 뜻깊은 선물을 고민하다 좋은 학교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6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막내는 중학교 3학년이 됐지만 김 의원은 여전히 오전 8시가 되면 중앙초등학교 앞으로 나간다.

“처음엔 단순히 우리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이 이제는 내 동네 우리 지역의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커져 매일 아침 나오고 있어요”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통해서일까 2014년 김 의원이 수성구 구의원에 당선되는 데 가장 큰 조력자는 선거권이 없는 어린이였다.

선거 날 아이들이 집집마다 부모님을 데리고 “선거하러 가야 된다”며 투표장을 찾은 것. 일부 어린이들은 선거 날 “우리 동네 교통아저씨 김희섭”을 외치며 유세하기도 했다고.

그는 다산 정약용선생의 ‘견여가’라는 시의 한 구절을 소개하며 자신의 교통봉사활동의 의미를 일깨웠다.

“‘사람들이 가마타는 즐거움은 알아도 가마메는 사람들의 괴로움은 모르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다산 선생의 가진 것 없고 힘없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그 정신으로 구정 활동에 임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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