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건물·대통령 생가터…골목 곳곳 근대유산 숨 쉰다

발행일 2016-07-18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5> 중구 삼덕동

국가지정 사적 제443호로 지정된 현재의 경북대병원 본관


대구시 중구 삼덕동은 대구읍성의 동쪽 성곽 바깥에 위치해 일제 강점기 초기까지 논과 밭이 형성된 곳이었다. 이후 1910년대에 현재의 심덕 1가를 중심으로 바둑판 같은 신작로가 생기면서 일본인들의 집단 거주지로 변했다.

일제시대 삼덕동은 대구부 동상면의 지역이었는데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남성리, 신동의 각 일부를 합해 1914년부터 삼립정(三笠町)이라고 하다가 1947년에 덕산동 일부를 합한 후 천덕(天德), 지덕(地德), 인덕(人德)을 뜻하는 삼덕동(三德洞)으로 개칭했다.

삼덕동에는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다.

(구)도립대구병원은 1928년에 지어진 2층의 붉은 벽돌(조적조)건물로 대구에 현존하는 단일 건물 중 가장 큰 규모의 일제 강점기 건물이며 국가지정 사적 제443호로 지정돼 현재 경북대 의과대학병원 본관으로 이용된다.

이 밖에도 한국에는 없던 2층 목조가옥이나 복층구조의 일제 강점기 관사밀집지역으로 유명하다.

대구삼덕초교 옛 관사는 1939년 덕산공립심상소학교 교장관사로 건립돼 사용되다 해방 후부터 2000년까지 삼덕초교 교장 관사로 사용된 적산가옥이며, 국가지정등록문화재 제581호이다.

현재는 중구청이 ‘주민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7월말까지 보수공사 중이다.

삼덕 2가 26번지에는 1916년 일본인 승려에 의해 창건된 일제 강점기 사찰이 있는데 1968년 동화사의 원명 스님이 이곳의 주지로 오면서 ‘관음사’가 됐고, 일본인 절로 지어진 후 한국인 절로 이어진 곳은 대구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또 삼덕동 1가 5-2번지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생가터임을 표시하는 안내판도 있다.

삼덕동은 동서로 서편은 로데오거리, 야시골목, 신발골목, 카페거리 등 상업지역, 동편은 주거지역으로 구성됐다.

특히 녹지확보와 이웃 간의 소통을 위해 1998년 11월 전국적으로 확산된 ‘담장 허물기 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2006년부터 해마다 5월이면 삼덕동 일원에서 주민 주도적인 문화축제 ‘삼덕동 인형마임축제’가 열린다.

중구청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6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동인동과 삼덕동 일대에 △수달생태 트레일, 삼덕식생터널, 머머리섬 길 등 생태문화 골목길 조성 △담장 허물기 △인형마임전시관 조성 △쌈지공원 및 공동텃밭 조성 등 ‘동인·삼덕지구 생태문화골목길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쾌적한 도시 기반시설이 조성됐고, 살기 좋은 동네로 소문나 인구가 해마다 늘고 있다.

2010년 4천654명에서 2016년 6월 말 현재 6천84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삼덕동 권재우 동장은 “삼덕동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축제를 기획해 개최할 정도로 주민화합이 잘 된다”며 “삼덕동 문화거리 등 유서깊은 근대문화들이 있고 중구 골목투어 코스로도 포함돼 있어 해마다 동네를 찾는 탐방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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