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개장수’ 골목길 누비며 오늘도 개팔러 간다

발행일 2015-07-31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당당하게 직업 밝힐 수 없는
우리네 ‘아버지의 삶’ 이야기
친숙한 트로트 들을 수 있어
오늘 거창 수승대 돌담극장



개를 팔라는 애절한 목소리가 들리며 한 노인이 무대에 오른다.

노인이 관객들과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노인을 측은하게 여기는 이발사 친구가 등장한다.

티격태격, 두 사람은 나이들어가는 것을 서글퍼하며 유행가 ‘고장난 벽시계’를 부른다.

극단 엑터스토리가 제작한 ‘개장수’의 시작 부분이다.

얼핏 제목만 보면 코믹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우리네 삶과 가족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은 작품이다.

이 연극이 오는 31일 오후 8시 거창 수승대 돌담극장 무대에 오른다.

제27회 거창국제연극제의 국내경연참가작으로 선정돼 선보이게 됐다.

극단 엑터스토리가 제작, 2013년 첫선을 보인 개장수는 같은 해 ‘제11회 김천국제가족연극제’ 자유경연 부문에서 우수상과 개인연기상(김재권)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18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쳤다.

‘개장수’는 골목길을 누비고 다니던 개장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구슬프게 그려내고 있다.

한국전쟁과 4ㆍ19민주화 혁명, 5ㆍ16쿠데타, 5ㆍ18광주민주화운동 등 굵직한 현대사를 겪으며 눈물을 훔쳐야 했던 5060세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노인의 직업인 ‘개장수’는 한 번도 당당하게 자신의 직업을 드러낼 수 없었던 ‘아버지’의 삶을 대변한다.

공연에서는 귀에 익숙한 트로트 15곡을 들을 수 있다.

‘빨간구두 아가씨’ ‘고장난 벽시계’ ‘여자의 일생’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등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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