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치의 흐름 ‘이데올로기’로 파악한다

발행일 2017-10-25 19:38:1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집단 내서 자신의 존재 확인할 수 있는 ‘도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대표사례 들며 설명



책은 세계 각국의 사정을 세세히 분석하고 알려주는 데서 나아가 정치라는 복잡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거시적인 시각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개별 국가의 정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보편적인 틀로써 정치 이데올로기를 제시하며, 개개인이 정치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기준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정치 이데올로기에 적당한 자리를 찾아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 ‘정치 이데올로기’에서는 정치 이데올로기의 정의와 그 역할에 대해 명확히 짚는다. 정치 이데올로기란 한 집단이 지향하는 이상적 사회의 모습과 그런 사회를 이루기 위한 비전이기에 목적이 될 수 없으며 ‘도구’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개인이 집단 내에서 이데올로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데올로기를 기준 삼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 정치를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정치 이데올로기를 수단으로써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정치 이데올로기란 단지 도구이며 공기처럼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2부 ‘정치 이데올로기들’에서는 대표적인 정치 이데올로기들을 소개하며, 현실에서 이데올로기와 정치가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 전 세계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중국과 티베트 외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을 정치 이데올로기로 조명한다. 이스라엘이 그토록 완강하게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게끔 하는 시오니즘이란 무엇인지,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교적 대립은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어째서 테러를 주도하는 이슬람국가(IS)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지 등을 짚어준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보수주의가 무엇이 다른지도 알려준다. 미국 보수주의는 개인의 자유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해방 직후부터 이어지는 한국 보수주의의 근원은 반북ㆍ경제성장ㆍ친미라고 규정한다. 이를 토대로 박근혜 정권 때의 일을 돌아봄으로써 근래 한국 정치 상황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세계 각국의 정세를 역사적 근원부터 시작해 오늘날의 상황까지 세밀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정리해 세계정세의 맥락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3부 ‘이데올로기는 어떻게 유지되나?’에서는 정치 이데올로기가 전파되는 과정을 되짚는다. 정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한 사회에 전파되고 유지되는지 몇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과 9ㆍ11테러 후 부시 정부가 일으킨 이라크전쟁에는 ‘대중매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일부 권력자들이 대중매체로 사람들을 선동해 학살과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조직화’도 정치 이데올로기가 유지되는 데 빠뜨릴 수 없는 요소다. 조직을 이루고 대중매체를 이용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자본’이다. 자유지상주의자로서 막대한 자본을 지원해 2010년 미국 공화당 열풍에 한몫한 찰스 코크(Charles Koch), 데이비드 코크(David Koch) 형제의 예는 극소수 자본가가 정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세계 정치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남태현 지음/창비/385쪽/1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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