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마사아키 리사이틀 “하프시코드, 바로크 음악의 깊이를 재현하다”

발행일 2018-07-23 19:31:4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현을 튕겨 내는 찰랑거리는 음색이 특징인 악기
루이 쿠프랭 등 작곡가 작품 ‘원전 연주’로 선보여
27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 개최



바로크 음악의 거장 스즈키 마사아키(64)가 대구를 찾아 바흐를 비롯해 옛 거장들이 사랑했던 악기 하프시코드로 바로크 시대를 재현한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27일 오후 7시30분 챔버홀에서 스즈키 마사아키 하프시코드 리사이틀을 개최한다고 전했다.

14세기에 고안된 하프시코드는 그 본체를 이용해 피아노가 발명됐을 정도로 깊은 역사를 간직한 악기다. 피아노가 나타나기 이전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독주 및 합주 악기였던 하프시코드는 바흐, 하이든, 헨델, 모차르트 등 음악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피아노처럼 두드려 소리 내지 않고 현을 튕겨 소리를 내며 찰랑거리는 음색이 특징인 악기다.

스즈키 마사아키는 르네상스, 바로크 등 옛 음악을 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구사하는 원전(原典) 연주의 대가로, 서구 고전 음악계를 뒤흔든 인물이다. 고향 일본에서 바흐의 방대한 칸타타 전곡을 연주하고 녹음하는 바흐 콜레기움 재팬을 창단하고 지휘하는 등 고전음악 불모지였던 동양에 고전음악의 꽃을 피워냈다.

12세부터 동네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면서 바흐에 대한 사랑을 키운 그는 어렸을 때부터 다져진 실력을 바탕으로 도쿄대학교에 진학, 작곡과 오르간을 전공했다.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파 등의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재현하는 ‘원전 연주법’의 대가 구스타프 레온하르트를 사사한 스승을 만나 원전 악기인 하프시코드를 배우게 된다.

이후 바로크 음악을 더 깊이 알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벨링크 음악원으로 진학해 하프시코드 거장 ‘톤 코프만’과 ‘피에트 케’를 사사하며 서양 고전음악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1981년부터 3년 동안 독일 뒤스부르크 국립 음대에서 하프시코드를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던 마사아키는 유럽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고전음악 불모지였던 일본에 고전음악의 기반을 닦기 위해 고국으로의 귀국을 결정했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스웨덴의 BIS레이블을 통해 바흐의 방대한 칸타타 전곡을 녹음하며 총 55개의 앨범을 완성한 마사아키는 ‘동양인은 바로크 음악의 깊이를 재현할 수 없다’는 서구의 편견을 깨고 바흐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주자이자 지휘자로 명성을 쌓았다.

이번 공연에서 스즈키 마사아키는 루이 쿠프랭 총 5명의 음악가들이 낳은 작품 7곡을 하프시코드로 연주한다.

먼저 바흐 가문과 비견되는 쿠프랭 가문에서 처음 등장한 주요 음악가 루이 쿠프랭의 모음곡 A단조로 서막을 올린다. 이어 연주할 파사칼리아 C장조는 초기 프랑스 바로크 음악의 걸작에 속하는 곡으로 장중함, 열렬함과 통절함을 자유롭게 오간다.

다음 곡으로는 르네상스 시대 영국의 대표적인 작곡가였던 버드의 작품 버지널 음악‘나의 귀부인 네벨스 곡집’ 중 아홉 번째 파반과 갤리어드 G단조이다.

그리고 독일의 바로크 작곡가이자 하프시코드 연주자였던 프로베르거의 파르티타 제12번 C장조 ‘페르디난도 4세를 잃은 슬픔의 애가’를 들려준다.

바흐 이전의 중요한 바로크 작곡가 북스테후데의 작품과 바로크 음악의 상징과도 같은 독일의 작곡가 바흐의 음악도 선보인다. 한스 폰 뷜로우가 ‘건반음악의 구약성서’라고 불렀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가운데 여덟 번째 곡인 전주곡과 푸가 제8번 내림E단조와파르티타 제6번 E단조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형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스즈키 마사아키는 수많은 편견과 혹평을 깨고 동양에서 바로크 음악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람이다. 오랜만에 연주자로 돌아온 스즈키 마사아키와 하프시코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공연인만큼 관객들은 이번 공연을 꼭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8세 이상 관람가, 3만 원, 문의: 053-250-1400.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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