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피아노가 좋았어요…클래식 다양화 꿈꾸고 있죠”

발행일 2018-12-25 19:28:2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10> 피아니스트 최효진

앙상블 율트리오


“관객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연주를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습니다.”

7살부터 피아노를 쳤던 최효진에게 피아노는 친구이며 삶의 전부였다. 5살부터 피아노 학원을 보내달라고 조르던 그에게 7살이 되면 피아노학원을 보내주겠다는 부모님의 말에 7살이 된 1월1일 피아노 학원을 찾았다고. 그리고 28년 후 피아니스트 최효진(35)이 됐다.

“그저 피아노가 좋았어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중학교 진학 당시 부모님이 피아노를 그만 하고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권유가 있었지만 불과 몇 개 월 만에 다시 피아노를 찾았어요.”

피아노로 이루고 싶은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피아노 연주가 너무 좋아서 피아노 앞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입시위주로 연습하기보다는 치고 싶은 곡을 쳤다.

김천예고에 진학 후 본격적으로 피아노에 집중했다. 그리고 참가하는 대회에서 잇따라 수상을 하며 최효진이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계명대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장학증서까지 받았다. 그리고 경희대학교 음대에 진학했다.

그리고 피아노에 한번 미쳐보자는 생각에 독일 유학을 결정했다. 최씨는 “앙상블과 반주를 좋아해서 반주과로 진학을 할까 고민했었던 적이 있었다”며 “김준차(현 서울챔버앙상블 지휘자) 선생님이 ‘피아노에 미쳐본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그게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무작정 독일로 떠났다. 대학입학을 위해서는 어학증서가 필요했기 때문에 어학을 공부하면서 독일 함부르크 음대에서 학생인 척 몰래 피아노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스스로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6개월 후 독일 뤼백 국립음대에서 전문연주자과정에 합격했다.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에도 한 번에 합격했다.

유학 당시에도 이탈리아 바리에서 열린 ‘DON VINCENZO VITTI’ 콩쿠르 솔로 2등, 실내악(피아노 트리오) 1등을 하는 등 유럽에서 다양한 연주 활동을 하며 연주자로서 기량을 쌓았다.

2012년 귀국연주회 후 김준차 선생님이 협업을 제안해 서울챔버앙상블과 협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피아니스트 최효진이 된 건 선생님의 영향이 가장 컸다”며 “선생님이 귀국연주회를 보시고 협업을 제안하셨다. 당시 선생님에게 인정받은 것 같아 너무 좋았다”고 했다.

2014년부터는 앙상블 율트리오(바이올린 김채인, 첼로 성수빈)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최씨는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앙상블은 피아노 혼자서 낼 수 없는 소리를 낸다는 매력이 있다”며 “또 각자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음악을 만드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다”고 했다.

율트리오는 대구콘서트하우스 기획공연 무대에 서기도 했다. 바이올린ㆍ첼로ㆍ피아노 트리오의 연주를 기반으로 추리극과 영상이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로 선보였다. 모차르트를 다룬 영화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아마데우스’의 영화내용을 기본으로 시나리오를 재구성해 지역의 연극배우,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영상도 보여줘 더욱 쉽게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클래식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했다. 최씨는 “최근 진행한 독주회에서 주로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협연 또는 피아노 솔로로 연주되는 곡을 피아노 솔로 버전에 클라리넷과 타악기를 더해 새롭게 편곡해 선보였더니 관객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새로운 시도로 사람들이 클래식을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내년 6월9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앙상블 공연이 예정돼 있다. 관객들에게 클래식을 좀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 1부는 익숙한 소품곡 위주로 구성했고 2부는 학구적인 곡들로 기획하고 있다고. 앞으로 대구에서 개인 독주회, 앙상블 등 다양한 공연으로 인사할 계획이라고.

후학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금 모교(김천예고)에서 실기강사를 하고 있다. 또 대구에서 개인 레슨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정형화된 음악보다 진짜 음악을 즐기고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작업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클래식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싶다.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고 흥미로운 연주를 기획할 것”이라며 “그리고 생각보다 롱런하는 연주자가 많지 않은데, 꾸준히 지치지 않고 정진해서 오랫동안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김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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