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 말은 예나 지금이나 늘 있어온 이야기다. 부처님도 ‘삶은 고(苦)’라는 법문을 남겼다. 그러고 보면 어려운 가운데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렵다 어렵다”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한 번 해봐야겠다”는 비장한 결단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같은 상황을 두고도 결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세상 자체가 바뀔지 모른다.
이제 가을로 성큼 다가섰다. 하늘이 퍽 맑고 푸르다. 모든 익어가는 것들의 소리는 청아하고 고즈넉하다. 그리고 깊은 내음이 누런 호박덩이처럼 깔려있다. 아무래도 초가을은 새로운 생각들을 조각하는 것 같다. 나는 이런 공간을 ‘나를 찾아 떠나는 새로운 여행’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를 찾음으로써 아름다운 세상으로 탈바꿈할 수 있어서다. 청년시절 링컨 대통령은 ‘존경받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 하나로 이를 실천하고 노력한 결과 대통령이 되었다. 탁월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은 인생의 근원적 목표를 성취하게끔 만드는 생각의 전환점, 즉 나를 찾는 ‘비장한 결단’을 하고 실천했다는 점이다.
이 순간에도 ‘나’를 찾지 못해 고개 숙이며 방황하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 무엇보다 나 자신이 중요하다’는 결단을 내려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의 존재를 찾는 순간, 숨은 잠재력이 역동적으로 작동되어 다른 사람 앞에서 떳떳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유쾌한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는 작은 기적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나를 위해 외치는 결단의 소리가 ‘생각의 나비효과’가 되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 이 효과는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러려면 우리 사회에 긍정의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생각의 나비가 많이 부화할 수 있도록,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따뜻한 사랑과 배려라는 바람을 불어줘야 한다.
우리는 때때로 가두어 두지 말아야 할 것들을 쌓아두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기쁨, 사랑, 분노, 공포, 고통 같은 것이다.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되고, 사랑은 건넴을 통해 익어간다. 분노는 표출과 삭힘의 과정을 거쳐 열정으로 승화시킬 수 있고, 공포는 드러낼 때 안전으로의 길을 내준다. 슬픔은 손상된 상처를 밖으로 내보내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며, 고통은 마음의 우물을 통해 정제되고, 치유와 희망의 음악으로 구현될 수 있다. 어린애처럼 웃고, 울며, 느끼는 감정들을 그대로 표현하는 소통의 언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기의 감정을 풍부하고 책임감 있게 표현하는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선물은 ‘나’이다. 내가 존재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귀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축복일 수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나만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가장 반짝이는 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내가 이 세상에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존재의 이유가 된다. 마음이 파도처럼 구김 없이 흘러간다면 그 아름다움이 어찌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과 비견할 수 있으랴. 나를 찾아 떠나는 새로운 여행은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어가는 첩경이고, 행복이다.최해남시인·수필가전 계명대학교 겸임교수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