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장 가난한 대통령, 더 나은 세상 꿈꾸다

‘실용적 좌파’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의 삶
‘마리화나 합법화·낙태허용 등 개혁정책 조명

책은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의 삶을 조명한 것이다. 사진은 자신의 집인 몬테비데오 인근 허름한 농가에서 인터뷰하는 무히카의 모습.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지혜로운 사람’ ‘신념 있는 인권의 옹호자’ ‘원대한 이상을 가진 소박한 지도자’ ‘남미의 만델라’ ‘모든 진보가 꿈꾸는 대통령’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책은 이런 무히카 전 대통령의 삶을 우루과이 현직 기자가 조명한 것이다.

소박하고 청렴한 생활로 알려진 ‘인간 무히카’와 함께 ‘대통령 무히카’의 모습도 세밀하게 포착하며 그가 시도한 개혁 정책들과 그 실행 과정에서 맞닥뜨린 현실의 벽, 대통령의 고민과 열정, 성공과 실패를 추적한다.

저자는 무장 투쟁을 벌이던 게릴라 출신의 무히카 전 대통령을 ‘실용적 좌파’로 규정한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남미의 반(反)제국주의자였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동맹이 됐다는 점 등이 그를 이렇게 평가하는 근거다.

정책 차원에선 그의 실용성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민간기업에 비해 과도한 혜택을 받고 있었던 공무원을 대상으로 개혁을 시도했으며 교육 개혁에도 나섰다.

경제 정책에선 기존의 보수적 정책을 유지했다.

그는 이로 인해 자신의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노조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며 개혁 성과를 만드는데도 실패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재직 중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낙태도 허용했다.

그가 한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누가 낙태를 찬성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모두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고통스러운 결정을 해야 하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그 세상은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런 여성은 위험에 노출되기 쉽지요. 이런 일이 있음을 인정하고 테이블 위로 올려서 합법화하는 것이 낙태하려는 여성을 설득할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경제적인 문제인지, 외로움의 문제인지, 불안의 문제인지를 살펴주는 것이 많은 여성으로 하여금 낙태하려는 결심을 되돌리게 하고 결국 생명을 구하는 길입니다. 다른 것은 그녀들을 삶의 한가운데에서 소외시키는 것입니다. 그것은 위선적입니다.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한 우루과이에서 마리화나의 경우 소지는 합법이었으나 판매는 불법이었다. 이로 인해 재배와 판매 과정에 많은 불법 행위가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했다. 그러자 무히카 전 대통령은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생산자만 마리화나를 재배하도록 하는 방식 등을 통해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저자는 무히카 전 대통령의 이런 정책 추진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쟁’으로 표현한다. 과거 무장 게릴라 때와 달리 폭력적이지 않은데다 교조적이지도 않다는 점에서 ‘조용한 혁명’이라는 것이 저자의 얘기다.

저자는 이런 조용한 혁명에 많은 사람이 수긍한 탓에 52%의 득표율로 당선된 무히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퇴임 시 62%로 올랐다고 전한다.

“많은 부분에서 우루과이는 무히카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무히카는 다른 종류의 유산을 남겼다. 위대한 정치인들은 많은 이유로 역사에 남는데, 그 중 하나는 시민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행동과 사고방식, 그리고 생활방식을 통해 대통령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 나라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 것일까,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는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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