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늪에 빠져버린 현대인들의 자화상

발행일 2017-12-19 20:02:4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상상 통해 환상 시각화
감각적 한계 극복 시도
회화·설치 등 작품 40점
경북대미술관서 선보여



경북대학교미술관이 내년 2월9일까지 미술관 전관에서 ‘미디어 엑스터시’(Media Ecstasy)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현대인들이 맞닥뜨리는 환상, 환각, 중독 등과 같은 심리적 반응들이 인간의 무의식에 깊이 침투돼 마치 황홀경에 빠진듯한 모습에서 출발한다.

‘미디어 엑스터시’전은 관객에게 스스로 통제 가능한 의식 경험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는 감각의 장으로 펼쳐진다. 현재의 미디어 환경이 만드는 문제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자 다각적 변화로 촉발되는 감각의 확장을 통한 인간의 감각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펼쳐지는 것.

전시에는 권경환, 권세진, 김기라, 김소연, 김지민, 데비한, 윤정미, 이동기, 이은종, 정치영, 조주현, 최윤정, 하태범 작가 13명이 참여해 회화, 설치, 영상, 사진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엑스터시는 그리스어 ek, exo(~의 밖으로)와 histanai(놓다, 서다)의 복합어인 엑스터시스(ekstasis)에서 나온 것으로, 영혼이 육체를 떠나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일종의 망아(忘我) 상태로서 수용자를 현실 세계로부터 도피시키고, 쾌락적이며 수동적인 정신상태로 몰입시켜 현실을 망각하도록 만드는 미디어의 성질과 유사하다.

미디어가 창출하는 엑스터시에 젖은 현대인은 온갖 기호와 시각적 산물들의 그럴듯한 재현 속에서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히며, 그것이 제시하는 스펙터클한 환각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환각은 환상의 새로운 형태가 되며, 환상은 미디어가 예술 언어로서 발전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작가들은 상상력을 통해 환상을 시각화하고, 관객은 그들이 설계한 환상의 세계로 초대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디어로 인해 엑스터시스(ekstasis)된 현대인의 삶을 보여주며 그것과 연관된 중독, 환상, 환각을 포함한 다양한 현상들을 다룬다. 또한 정치, 역사, 문화, 인종, 자본주의 등 미디어 속에 나타나는 주요 쟁점들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작가들은 매스미디어가 전달하는 기호에 질문을 던지고 기존의 미디어가 지닌 정보 전달 방식을 시니컬하게 비틀어 만든 작품을 선보인다. 심층적으로 연구해 이끌어낸 결과물은 미디어와 밀접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과 미디어와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이자, 무의식적, 무비판적으로 형성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인 셈이다. 그리고 매스미디어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인식의 시도는 관객에게 정보에 대한 선택 능력과 비판적 수용능력이 강조되는 태도와 필요성을 요구하며, 내적 성찰을 통한 인식의 본질적 변화를 유도한다.

문의: 053-950-7968.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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