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갤러리 ‘은밀하게, 위대하게’전…각자 다른 시대 산 작가들, 인간의 ‘욕망’ 그려내다

발행일 2018-01-29 20:02:4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구스타프 클림트·이근민·우키요에 작가들 다뤄
오늘날 예술 가치 재조명…3월17일까지 개관전

구스타프 클림트 ‘옆 모습을 한 여인’.


을갤러리(대구 남구 이천로 134)가 3월17일까지 개관전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개최한다.

전시는 에로티시즘의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와 직접 경험한 인간의 불완전함을 예술로 승화하는 이근민 작가의 누드 드로잉, 또 최근 새롭게 가치 평가되고 있는 일본 우키요에 작가들의 작품 10여 점으로 펼쳐진다.

작가들은 시대를 풍미하는 하나의 거대 기조와 도덕적 속박에 구애되지 않는 거침없는 상상력을 갖고서 우리 세계의 특수한 장면을 포착해 내는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작가들이 자신의 화면에 풀어낸 인간의 은밀한 욕구와 그 너머에 깃든 이야기를 전한다.

스즈키 하루노부와 이소다 코류사이 등 대표적인 우키요에 화가들의 춘화는 그동안 외설적인 그림이라 일컬어지며 오랜 시간 동안 점잖은 미술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여러 재야 학자들과 수집가들에 의해 꾸준히 보존되고 연구되며 최근 그 조형적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우키요에 작품 중 가장 탁월한 기술 수준이 적용돼 뛰어난 색채와 구도, 사실성과 상상력 등 모든 조형적인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 속 내용을 살펴보면 유명 인물에 대한 이야기나 고전을 야릇한 내용으로 각색해 성적인 장면을 묘사한 삽화를 곁들인 것들이 많다. 최근 일본 에이세이 분코 박물관, 독일 부흐하임 미술관 등 세계 곳곳에서 춘화 전시를 선보이며 춘화만이 가지고 있는 과장되고 극적인 표현 방식과 그 속에 담긴 당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드러난 풍속화로서의 가치에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작품 곳곳에는 하이쿠와 마네에몬이 나오며 일본 문화 특유의 재미를 더해 적나라하다기보다는 웃음이 나오게 하는 해학적 요소가 있다.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클림트의 스케치 다섯 점 또한 농염한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오늘날의 위상과는 달리, 클림트는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정부와 대중들로부터 노골적인 변태적 취향의 화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클림트와 에로티시즘은 불가분의 관계처럼 붙어다녔다. 평생 수많은 여인과 관계를 맺었지만, 그는 정작 진정으로 사랑하는 에밀리 플뢰게에는 키스조차 하지 않을 만큼 순수한 사랑을 했다고 전해진다.

클림트는 모든 순간을 성실하게 사랑하며 그것들을 화면 속에 풀어냈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에로틱한 신체와 제스처는 그에게 있어 여성은 쾌락의 대상이라기보다 사랑과 존경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최근 한창 뉴욕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근민 작가는 오랫동안 앓았던 해리성 장애와 병중에 겪었던 환각과 환청을 이미지화해 나타낸다. 그에게 예술 작업 과정은 현실과 비현실, 병듦과 건강 그리고 유무를 나누는 어떠한 이기적인 인간의 폭력에 대한 저항이자 위로이며 동시에 예술적 승화 과정이다. 작가는 주로 해체, 먹기, 포스트모던 원숭이, 악몽, 차 멀미와 같이 작가가 경험한 일련의 고통들을 반구상 기법으로 표현해 낸다. 변형되고 훼손된 듯한 신체와 그에서 파생되거나 아무렇게 뭉쳐진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는 그만의 독특한 색감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어 인간의 불완전함을 나타냄과 동시에 뜨거운 생기를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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