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전시 문턱 낮춰 모두가 즐거운 관람, 기획자의 역할이죠”

미술에 대한 배움·경험 색다른 기획하게 만들어 다음달 스페이스 가창서 오감 충족하는 전시 개최

2018.07.25

김다은 전시기획자 겸 큐레이터가 25일 대구문화재단 가창창작스튜디오에서 작품 배치를 하고 있다.<br> 김씨는 “전시기획에 앞서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br>
김다은 전시기획자 겸 큐레이터가 25일 대구문화재단 가창창작스튜디오에서 작품 배치를 하고 있다.
김씨는 “전시기획에 앞서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묵묵히 실력을 쌓아가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에겐 사회적 출세나 명예, 지위보다 자신의 재능과 적성, 꿈이 먼저다.
지역 내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꿈을 향해 도전하는 20∼40대 초반 ‘문화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응원하고자 한다.


전시기획자 겸 큐레이터 김다은(28ㆍ여)씨는 전시기획에 앞서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그림을 보고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작품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영화를 보러 가거나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처럼 전시도 자연스럽게 즐기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전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야말로 전시기획자의 역할인 것 같아요.”
지난해 그가 처음으로 기획한 전시 ‘스위트 하우스’(Sweet House)도 이같은 이유에서 나왔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새로운 개념의 전시로, ‘스위트 하우스’전은 상상 속에서나 있던 동화 같은 이야기들을 빵, 초코릿, 쿠키 등 여러 가지 디저트와 관련된 재료를 사용한 작품으로 꾸며졌다.

전시는 디저트의 작품화를 통해 재탄생의 의미와 새로운 의미, 예술적 가치를 높인 전시로 반향을 일으켰다.

김씨가 전시기획 일을 시작한 것은 2016년 7월부터 대구현대미술가협회에서 큐레이터로 근무하면서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입시 미술을 준비하는 등 미술을 꾸준히 공부했기에 전시기획 일을 쉽게 배우고, 적응할 수 있었다.

“전시기획 일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접하게 됐어요. 대학시절부터 가죽 공예와 재봉을 배워 직접 디자인한 가방을 만들어 파는 사업을 하다가 잠시 일을 쉬던 중 시작한 것이 대구현대미술가협회 스페이스129에서의 큐레이터 일이었죠.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이 될 줄 몰랐어요. 전시기획 일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배우다 보니 기획하는 것도, 작가님들과의 만남도 너무 좋았어요.”
본격적으로 전시기획 일을 해보고자 지난해 9월 현대미술가협회에서의 일을 그만두고, 대구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차세대 문화기획자 양성과정을 이수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전시기획자로서 전시 주제 선정 및 작가 섭외, 전시 서문 작성, 전시 구상, 작품 설명, 전시 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전시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로 첫 단계인 ‘주제 선정’을 꼽는다.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느냐에 따라 작가, 작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단계인 만큼 주제 선정이 어렵고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주제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작품들이 어떤 게 있을까 고민하기도 하고 작품을 염두에 두고 주제를 정하기도 하죠. 전시 주제에 따라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수도 달라지니 신중할 수 밖에 없어요.”
지역에서 또래들과 비교하면 먼저 전시기획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그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에서의 실전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현대미술가협회에서 일을 하면서 단시간에 전시기획 일을 배운 것은 물론 협회이다 보니 갤러리에 비해 지역 중견작가들과의 만남이 자연스레 이뤄지면서 친분도 쌓을 수 있었던 것.
만 3년차인 그는 다양한 경험과 경력, 배움을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올해 초부터는 대구문화재단 가창창작스튜디오 입주 프로그램 첫 큐레이터로 발탁돼 활동하고 있는가하면 방송대 문화교양학과에서 학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씨는 “미술에 대한 배움, 경험이 있어야 관람객을 배려하면서 깊이있는 전시를 기획할 수 있다.
여러 가지를 시도를 해야 하는 때이기에 졸업 후에는 사회학과 계열로 진학해 공부할 계획이다.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색다른 전시를 기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모토대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고 말한다.

다음달에는 가창창작스튜디오 스페이스 가창에서 아이와 엄마를 대상으로 한 기획전을 앞두고 있다.
거리를 두고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 기존의 전시에서 벗어나 작품을 직접 만져보고 듣고, 느끼며 작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오감미술관을 기획한 것. 작가들에게도 특별히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운 작품 작업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아이들 기준에서 봤을 때 전시가 재미있으면 어른들도 재미있어 할 것이라 생각해요. 제 손에서 새로운 전시가 탄생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람객들이 재미를 느낄 때 사명감이랄까, 보람을 많이 느껴요. 앞으로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싶어요.”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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