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막상 수상 소감을 적으려니 참으로 멋진 곳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필력이 못됐음에 부끄럽습니다. 마음에 평정을 찾고 싶은 날이면 더러 산사에 들립니다. 그럴 때면 크고 잘 알려진 사찰보다 산중에 소담스레 앉은 암자를 찾는 편입니다. 깊고 소박한 곳에는 항상 고요와 아늑함이 있어 좋습니다. 고즈넉한 곳에서 이름 모르는 새소리라도 듣는다면 중생의 발길을 반기는 것일 거라 여겨 기쁨이 더해집니다. 산길로 힘겹게 올라 풍광을 한눈에 담으면 마음의 짐이 덜어지는 것 같아 발길마저 가뿐해지기도 합니다. 그날, 젊은 나이도 아닌데 어쩌려고 몸소 체험했을까요. 극락굴의 좁은 문에 끼어 진땀 흘린 기억은 아찔하리만큼 생생합니다. 마음조차 다이어트가 안 됐기에 혼쭐이 났던 것이겠지요. 어쩌면 좁은 문 앞에서 겸손하지 못한 삶의 행간을 읽었는지도 모릅니다. 더 많이 홀가분해져야겠습니다. 그러기에 중암암의 좁은 문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먼 거리라 자주 갈 수 없기에 가슴으로 담았던 풍광을 되새김합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뻑뻑한 관절을 침으로 달래고도 쾌히 동행해 준 친구에 감사를 전합니다. 입상하게 된 것은 많은 것을 더 천천히 살피고 세심하게 새기라는 채찍으로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