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전망대와 화진포

발행일 2016-04-29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와 화진포로 여행을 갔다. 그동안 통일 전망대는 일산 자유로의 오두산 통일전망대, 문산의 임진각 도라산 전망대와 제3땅굴, 양구의 을지 전망대와 제4땅굴을 간 적이 있다. 오두산 전망대는 임진강을 경계로 북한과 제일 가까운 곳은 400여 미터이다. 도라산 전망대가 있는 임진각은 1972년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 개발된 곳으로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고 통일을 염원하는 대표적인 장소이다. 그리고 임진각은 통일로의 최북단이며, 민간인 출입 북쪽 한계선이자 남북 철도의 중단점이기도 하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휴전선의 가장 동쪽,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쪽 10㎞ 지점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북단의 전망대이다. 그동안 3곳의 통일전망대를 다녀와서 고성 통일전망대를 가보고 싶었다. 이 전망대에서는 천혜의 절경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과 동해의 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관광객들이 많고, 특히 동해안의 해수욕 철이면 더욱 많이 붐빈다.

이곳에서는 금강산 1만 2천봉과 마지막 봉우리인 구선봉과 해금강이 지척에 보이고, 맑은 날에는 옥녀봉, 채하봉, 일출봉 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12년 전 개통된 동해선 금강산 육로 관광도로를 볼 수 있다.

통일전망대를 관람 후 화진포로 갔다. ‘황금물결 찰랑대는 정다운 바닷가/ 아름다운 화진포에 맺은 사랑아/ 꽃구름이 흘러가는 수평선 저 너머/…조개껍질 주어 모아 마음을 수놓고…’ 화진포를 가니 오래전 이시스터즈의 노래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고성군 화진포해변은 동해안 최북단 해수욕장으로 기암괴석이 신비의 극치를 이루고, 광활한 호수 주변에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자연풍광이 수려하며, 바닷물이 깨끗하고 수심이 얕아 가족들과 함께 많이 찾는 관광명소이다.

이곳은 72만평에 달하는 호수로 주변에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펼쳐진 국내 최고의 석호(潟湖)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울 명자와 모래 사자를 써 ‘명사’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모래가 울고 해당화가 만발하는 명사십리 화진포는 모래가 부드럽고 물이 맑다. 한편 겨울에는 천연기념물 고니 등 수많은 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루고, 새하얀 고니 떼가 노니는 모습은 백조의 호수를 연상하게 한다.

호수근방에는 이승만과 김일성, 이기붕 등 우리 현대사에서 중요한 세 인물의 별장이 남아 있다. 김일성이 6ㆍ25 전쟁 전까지 부인 김정숙과 아들 김정일 등 가족과 함께 여름 휴양지로 이용했고, 이승만 대통령은 전쟁이 끝난 후 이곳 호숫가 근처에 별장을 지었다. 이념적으로 대립했던 남북 초대 최고통치자의 휴양지가 한자리에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irony)하다. 그런데 해 질 녘에 산자락 너머로 해가 지고 나면, 호수가 노랗게 물드는데 그 모습이 정말 빼어나서 남북의 지도자들이 휴양소로 사용했나 보다.

동해안 여행은 군복무시절에 영덕해변부터 울진 앞바다까지 자주 다녔고, 성인이 된 후에도 기회가 될 때마다 바다를 향해 여행을 했다. 동해안 해안도로가 좋은 이유는 쪽빛바다, 거대한 파도, 모래밭, 소나무 숲 등 바다를 끼고 달리기 때문이다. 여행은 즐거운 것으로 가끔씩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 그리고 기암괴석의 산들을 보는 것은 삶의 청량제가 아닐까 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낯선 사람도 만나며, 자신의 과거도 돌아보게 되고 내일을 위한 힘도 얻게 된다.

이번 여행은 고성 통일전망대를 보면서 곧 닥쳐올지 모르는 통일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고, 화진포해변에서는 하얀 모래, 호수, 울창한 송림을 보며 글감도 얻었다. 필자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으로 선정되어, 창작지원금을 받아 기쁘고 즐거움이 가득하다. 초록으로 변화하는 계절에 동해안을 여행하면서, 새로운 꿈과 희망을 향해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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