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풀어놓는 넋두리

“다양한 개성과 극단적 주장이과잉 표출되는 자유로운 사회더 강력한 통치시스템 필요하다”

2017.03.20

오철환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


우리나라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황제와 같은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고, 그 때문에 역대 대통령이 모두 불행한 종말을 맞았다는 주장을 펴려는 포석인 것 같다.
국가정책이 신속ㆍ과감하게 집행되고, 친인척 비리로 투옥되는 일이 적어도 재임 중에는 없어야 제왕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왕이라면 최소한 그 정도의 추진력과 장악력은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수도를 옮기려 했으나 절름발이 행정복합도시로 전락하였고, ‘한반도대운하’를 시도했으나 4대강 운하로 축소되었으며, 적폐와 규제를 혁파하고 경제를 살리고자 했으나 입법이 받쳐주지 않아 실패하였다.
대통령에게 강한 추진력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재임 중에 친인척 및 측근이 투옥되는 일이 끊임없이 일어났고, 퇴임 후 자살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으며, 대통령이 파면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났다.
대통령에게 장악력도 없었다는 방증이다.
무소불위의 제왕적 대통령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국회해산권을 갖지 않는 데 반해, 국회는 비록 내각불신임권을 갖지 않지만 대통령과 고위공직자에 대한 탄핵소추권을 갖고 있다.
균형추가 오히려 국회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형국이다.
대통령이 법률안거부권을 가지고 의회를 견제할 수 있으나 통과되지 않은 법안에 대해서는 방법이 없다.
특히 ‘국회선진화법’으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없으면 쟁점법안을 본 회의에 상정조차 할 수 없다.
여소야대 하에선 정부정책을 뒷받침할 법안을 만들 수 없다.
설상가상 대통령과 고위공직자들은 여차하면 탄핵소추 당할 개연성마저 있다.
이런 시스템 하의 대통령을 제왕적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각책임제 하에서 보통 의회는 수상선출권과 내각불신임권을 갖고, 수상은 의회해산권을 가진다.
의회가 정부보다 강력한 권한을 가지나 수상도 불신임의 낌새가 보이면 의회를 해산시킬 수 있다.
견제와 균형 원리가 작동한다.
보통 다수당이 수상을 뽑고, 수상이 내각을 구성하는 점에서 내각제가 우리나라 대통령제보다 더 강력하고 안정적일 수 있다는 생뚱맞은 생각마저 든다.
메르켈 총리나 아베 총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스트롱 파워’가 아닌가. 패권국가간 숨 막히는 세력다툼 속에서 국가정체성을 지키고, 다양한 개성과 극단적 주장이 치열하게 과잉 표출되는 자유로운 탈정보사회에서 평화롭고 풍요로운 삶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이니셔티브도 보장해 주어여 한다.
인적 리더십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제대로 된 통치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이 설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 업무를 대폭 덜어주는 권한 위양이 시급하다.
중앙에 집중된 방만한 업무를 지방에 돌려주고, 중앙정부는 경제와 외교, 국방 그리고 국가적 차원의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지방 특색에 맞는 행정을 꾀하고, 지방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권한은 지방정부에 전부 돌려주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이고 국제경쟁력의 출발이다.
분권은 지방 인재를 지방에 잡아두는 유인이고, 지방의 번영을 담보하는 길이다.
분권을 헌법에 확실히 박아둬야 한다.
분권은 대통령이 국사에 전념하게 함으로써 비선조직의 발호를 쉽게 감시하는 기능도 한다.

분권과 함께 손봐야 할 부분은 권력구조다.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으로 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같은 날 실시하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함께 동시에 심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를 될 수 있는 대로 같은 당에 맡김으로써 불필요한 정쟁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시너지를 시스템화하여 정부가 소신 있게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하자는 뜻이다.
집권당의 정책 성패를 국민이 엄중히 심판해야 하는 것이 그 대전제다.
정국안정과 포퓰리즘을 방지 하고, 검증받은 유능한 지도자를 뽑는 방법으로 국회에서 임기 보장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간선제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중국의 최고지도자 선출 시스템과 내각책임제를 우리 실정에 맞게 민주적으로 접목해보자는 발상이다.
통찰력 있고 현명한 대통령을 뽑는데 직선제만이 정답인 것은 아닐 것이다.
오철환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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