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의 따따부따]한국당은 박근혜의 희생을 기다리나

“문재인 정권 발목잡기만 급급 지역민 볼모로 살아남을 궁리 정치꾼들의 재래식 정치공학 ”

2017.05.18

이경우
언론인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시대가 열렸다.
대선전 보수진영에서 문재인은 빨갱이라며 색깔론을 들어 반대했지만 역시 대세론을 꺾지는 못했다.
그런 문 대통령은 당선 후 한국당과 보수 세력이 거부하거나 못마땅해하는 운동권과 진보세력들을 중심으로 청와대 인사를 하고 있다.
완벽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활이다.
여기에다 언론도 문 대통령의 청와대 관저 첫 출근 사진을 노 전 대통령 첫 출근 당시의 사진과 비교해가며 문 대통령의 노 전 대통령 따라하기를 통한 이미지 메이킹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투로 보도하기도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훌륭한 대통령이었나. 역대 대통령 중 존경받는 대통령 순위로 선두그룹을 차지하는 그는 재직기간, 취임하면서부터 대통령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재임 시절 사회의 주류라 할 보수 세력은 물론 정치권과 다수 국민으로부터 대통령 자질과 정치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것 같다.
헌재에서 탄핵을 면하긴 했지만 스스로가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불평을 토로했을 정도였다.

노 전 대통령은 죽음으로 부활했다.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오고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자처하기도 했다.
그들을 궤멸에서 구한 사람이 바로 노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그와 대권후보 경쟁을 벌였던 안희정 충남지사나 지금 청와대로 함께 입성한 수많은 친노세력들을 구해낸 것이다.
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정을 틈타 촛불 정국을 등에 업고 탄핵을 이끌어냈으며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여당이 된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까지도 젊은 피로 당 분위기를 빠르게 쇄신하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새 정권에 대응하려는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자성을 통한 당의 체질 개선보다는 내부에서 당권을 놓고 친박과 비박이, 후보와 당 대표가 서로 총질해대는 것으로 언론에 비춰진다.

이미 국민의 80%가 찬성하는 대통령 탄핵이었다면 집권당으로서 국민 앞에 반성하고 석고대죄해도 부족할 판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 없었으니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고 국정농단 세력 청산을 주장한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를 배신자라고 해놓고는 한국당을 탈당했던 13명의 의원들을 선거 막판 다시 수용했다.
정치코미디였다.

107석의 제1 야당인 한국당은 선거에서 패배하고 해단식도 생략했고 후보는 사과 표시도 없이 아예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총리 청문회를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등 말로만 강한 야당 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전국 지지도(24.0%)의 2배나 되는 지지율(대구 45.4%, 경북 48.6%)로 1등을 만들어준 지역 의원들의 존재는 더욱 희미하다.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해 반대하는 것만으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지역민을 볼모로 자신들만 살아남으려는 것이나 아닌지 의심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표시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고 후보가 한국을 떠나버렸단 말인가. 처음부터 당선이 목표가 아니었고 그래서 대구 경북에서의 패권을 통한 당권과 자신들의 거취에만 신경이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 만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기다렸다는 말인가. 박 전 대통령을 위해 목숨을 내놓기보다 박 전 대통령의 희생으로 자신들을 살려주기를 기다린 것은 아닐까. 또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색깔론이나 정책 발목잡기만으로 야당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것인가. 그것은 지역민의 동정심을 볼모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꾼의 재래식 정치공학이다.

도대체 국가와 민생은 어떻게 되나. 자신들은 국회의원으로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지역과 지역민은 어떻게 되나. 표를 몰아준 지역민은 다시 한 번 냉정해져야 한다.
이경우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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