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공간 영천

“대한민국은 휴식이 필요하다지친 이들이 오롯이 쉴 수 있는보현산 별빛테마관광지가 되길”

2017.07.17

김영석
영천시장


신문을 읽다 우리나라 근로시간이 주5일 근무 도입 이후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감소추세에 있다고는 하나 OECD 평균적인 근로자에 비해 1년에 약 43일 더 일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윤식당’이란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유럽인들의 휴가 스타일이 우리나라 국민에게 적잖이 충격을 안겼다.
영상에서는 2주에서 3주간 휴양차 찾은 섬에서 휴식만을 즐기는 모습이 그들의 당연한 일상처럼 비쳤다.

일 년 중 기껏 여름휴가 며칠 다녀오는 우리네 일상과는 동떨어져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이 느낀 점은 한결 같았을 것 같다.
‘나도 저런 휴식을 해봤으면….’
대한민국은 휴식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70∼8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로 쉼 없이 달려왔다.
눈부신 성장과 함께 그만큼 뒤에서 묵묵히 산업전선에서 대한민국을 받쳐주던 이들에게 과연 편안한 휴식이란 개념이 존재했을까. 요즘에 와서야 힐링을 찾고 휴식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지만 아직 사회 구조상 휴식기간에 대한 진정한 개념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사실 한 기관의 장으로서 업무시간이 길어지면 생산성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어쩔 수 없는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긴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오히려 지나친 업무시간이 업무 능률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된다.

영천시는 현재 업무능률 향상을 위해 많은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주 3회 정시퇴근을 유도하는 ‘가족 사랑의 날’을 시행하고 있으며, 월 1회 부서장과 담당의 연가 사용을 독려해 전 직원이 자유롭게 연가를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올 6월부터 기초자치단체 중 전국 최초로 집단유연근무제를 전면 시행해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오전 12시에 조기 퇴근하고 나머지 요일에 추가 근무를 하게 했다.
유연근무로 금요일 오후와 주말을 연계해 2박3일의 여가를 확보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경제활성화와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의 시도가 발단이 돼 경북, 그리고 더 나아가 전국으로 일한 만큼 휴식을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냥 쉬고 싶을 때,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굳이 많은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찾아나서기보다는 어릴 적 툇마루에 누워서 보던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구나 별에 대한 추억 한 자락은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국내 최대 국립천문대가 위치한 영천시 보현산 일대는 전국에서 별이 제일 잘 보이는 청정지역으로 유명하다.
영천시는 몇 년 전부터 이 일대를 휴식의 공간, 힐링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창한 체험거리를 추구하기보다는 단지 하늘에 총총히 떠있는 별 아래서 옛 추억에 잠겨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공간.
지난 2004년 국립 보현산천문대가 위치한 보현산 자락에 관광객들이 상시로 별을 관찰할 수 있는 보현산 천문과학관을 건립하고 ‘영천 보현산별빛축제’를 본격 개최해 보현산 일원을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별과 천문과학 전시ㆍ체험ㆍ학습의 장으로 만들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천시는 보현산 일원의 별과 관련해 더욱 내실있는 천문교육체험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청정자연에 머물면서 별빛테마 관련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보현산 천문전시ㆍ체험관 건립, 보현산 별빛테마마을 조성, 별빛야영장 등 다양한 관광기반 확충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특히 기대가 되는 시설은 오는 9월 개장 예정인 구 정각초등학교를 개축해 조성되고 있는 보현산 별빛테마마을이다.

신축되는 총 4개의 펜션동은 복층 구조로 동시에 최대 48명을 수용 가능하며, 2층 정면이 하늘을 향해 20도 기울어진 유리로 제작돼 누워서도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어 굳이 야외가 아니어도 별 관측이 가능하다.
물론 신나는 체험거리가 빠지면 섭섭하다.
바로 9월에 선보일 보현산댐 짚와이어가 개장 준비 중인데 1.4km의 국내 최장 길이다.
2개 라인으로 설치돼 2명이 동시에 하강할 수 있으며, 최대 하강속도가 시속 100km가 넘는 구간도 있다.

지난 3월 시범운영 기간 때 직접 타본 소감으로는 내려갈 때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보현산댐을 횡단하며 아름다운 전경을 발아래로 둘 수 있어 산과 호수 모두를 눈 안에 담을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을 정도로 짜릿한 경험이었다.

우리 시가 현재 조성하고 있는 보현산 일대의 별빛테마관광지가 앞으로 지친 이들에게 쉬어가는 공간이 돼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전해져 다시 재충전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어 줄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영천이란 작은 도시가 요란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적막하지도 않은 오롯이 쉬었다가 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어 줄 것이라는 욕심 아닌 욕심을 부리고 싶다.
김영석
영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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