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올의 눈썹도 소중하게

“진료실 찾는 환자 얼굴 꼼꼼히 살펴특징 결정짓는 눈썹·머리카락 등 변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술”

2017.11.14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지인의 소개로 중년의 남자 환자가 찾아왔다.
처진 위 눈꺼풀 때문에 불편해진 눈을 교정할 수 있을까 해서 찾아온 환자였다.
자세히 보니 눈꺼풀 피부가 처져 내려오면서 눈을 뜨기가 불편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처진 속눈썹에 눈이 자주 찔려서 눈가의 피부가 짓물러 있었다.
상담을 하는 동안 연방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이러한 불편함을 교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던 중 수술 후 인상의 변화가 적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눈썹 거상 수술을 하고 작은 쌍꺼풀을 만들어주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던 중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그것은 마치 드라마에 나올 법한, 아래로 처져 내려온 숱이 많고 긴 눈썹 때문이었다.

눈썹 아래로 피부 절개를 해서 아래로 처진 피부와 눈썹 일부를 함께 제거하고 위쪽으로 당겨 올려 고정해 주는 수술이라 눈썹의 모양이 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자 환자처럼 눈썹에 문신을 한 것도 아니라서 흉터를 최대한 감출 수 있도록 디자인을 해야 하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그 환자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눈썹에 손상을 최대한 주지 않는 방법으로 수술하기로 했다.

피부와 함께 제거될 부분에 난 눈썹은 작은 빗으로 빗어 내리고 나머지는 위쪽으로 분리한 다음 남길 눈썹은 거즈와 테이프로 단단하게 붙여서 고정해 주었다.
그런 다음 꼼꼼하게 도안을 해서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중에도 남길 눈썹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니, 절로 진땀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수술 시간도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서 오래 진행되었다.
피부 봉합이 끝나고 나서 보니 수술한 부위의 상처가 눈썹 사이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만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며칠 두고 보기로 했다.

실밥을 제거하던 날, 수술 부위의 상처는 숱이 많은 눈썹 안쪽으로 들어가서 흉터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눈썹의 모양도 수술 전과 다름 없이 자연스러워졌다.
쌍꺼풀을 만들어준 덕분에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일도 해결되어 당분간 눈이 불편할 일은 없을 것이다.

수술 후, “10년쯤 젊어졌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자랑거리인 짙은 눈썹이 예전처럼 남아있어서 만족스럽다는 환자의 말에 새삼 ‘기다란 눈썹을 살리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미소를 지었다.

성형외과를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가끔 수술을 해야 하는 부위에 까다로운 장애물이 있는 경우가 있다.
기다란 속눈썹 때문에 쌍꺼풀 수술이나 눈주름 수술을 하는데 애를 먹는 경우나, 귀 앞이나 관자놀이 부분의 머리카락이 얼굴 주름 성형수술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그 예라고 하겠다.
예전에는 이런 부위의 수술을 해야 할 때 눈썹이나 머리카락을 죄다 깎아버리고 수술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제거한 다음 다시 자라날 때까지 수술한 티가 나는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에 요즘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환자의 빠른 일상복귀를 위해 보존하는 쪽으로 수술을 하게 된다.

오늘도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들과 인터뷰를 할 때면, 그들의 얼굴을 꼼꼼히 살펴본다.
수술을 생각하는 환자들의 얼굴에서 그들의 눈, 코, 입, 주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썹, 속눈썹, 머리카락의 위치까지 세심하게 살피려고 애쓴다.
비록 사소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의 얼굴을 특징 지워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소한 부분의 변화까지 예상하고 이런 변화들이 가장 적은 방향으로 수술을 계획하는 것이 성형외과 의사로서 환자를 배려하는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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