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육아스트레스 해결방안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특별기고<8·끝>

2017.12.06

천신현
대구저출산극복사회연대회의위원·대구시육아지원센터장


육아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상담을 신청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대구육아종합지원센터의 가정육아상담 사례를 보면 양육태도와 아이 발달에 관한 상담, 특히 양육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가족 간의 불화 등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과거와는 달리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여성 혼자 육아를 맡아야 하는 ‘독박 육아’로 인한 신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도움을 청하는 주부들이다.
워킹맘들도 ‘직장에서의 여성, 가정에서의 엄마’로 늘 갈등상황에 있으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받는 스트레스가 크고 결국 상담자 스스로의 대안은 휴직과 퇴직일 뿐이었다.
서비스업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한 워킹맘은 아이가 불안정한 양육환경과 수시로 바뀌는 양육자로 인해 여러 환경에 적응하며 생기는 스트레스로 불안정한 정서를 보였고, 일하는 엄마 또한 늦은 퇴근, 직장노동의 누적 탓인 스트레스가 지속된 상태로 우울증 치료를 받기도 했다.
육아 스트레스로 휴직을 하고 퇴직을 한 엄마의 사회활동 단절, 복직이나 사회적 퇴행에 대한 불안과 우울을 달래야만 하는 현실에서 휴직과 퇴직 이전에 다른 대안은 없을까?
얼마 전 대구지역에 거주하는 일하는 여성과 남성 각 500명을 대상으로 일ㆍ가정 양립 실태를 조사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68.2%가 휴식 후 집안일을 도우는 정도를 일ㆍ가정 양립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집안일을 공평하게 나눈다는 의미로 인식하는 남성은 24.0%에 불과하였다(2017년 대구여성가족재단). 이는 남성이 생각하는 일ㆍ가정 양립은 집안일을 함께한다기보다 도와주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어 일하는 여성에 가사와 육아의 쏠림현상이 크게 나타난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결혼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를 원하며 결혼보다 일을 더 원하는 여성들도 많이 있다.
사회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증가했지만 아직 가사 및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의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일, 가정육아의 양립을 위해 제안한 가장 중요한 상담과정이 있다.
아빠와의 상담을 통해 아이의 발달특성, 엄마의 스트레스를 알려주고 양육의 스트레스를 공감하는 것이다.
아빠가 상담에 참여한 이후 무심하던 남편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늘 꺼내기 어려웠던 육아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에 크게 만족한다는 것이다.
워킹맘은 안팎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일에도 시달리고 육아에도 시달린다.
그런데 이런 사정을가장 잘 알아줘야 할 남편도위로해주지 않는다는 데에 워킹맘의 고민이 있었던 것이다.

양육 스트레스 나누기는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과정이다.
남편은 먼저 힘든 아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는 자세부터 필요하다.
이러한 작은 노력을 시작으로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며 양육의 대안을 모색하고 해결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개인과 가정의 힘겨운 노력만 강조하기보다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 정책적인 지원도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가사분담률이 16.5%로 OECD 최하위 수준이고, 직장에서의 장시간 근로와 여가 비중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는 주 50시간 이상 일하는 장시간 근로자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의 장시간 근로시간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직장에서의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일ㆍ가정 양립의 필요성에 대해 직장도 공감하나 비용에 따른 문제로 시행하는데 소극적이며, 현행법도 일ㆍ가정 양립 지원규정에 관한 강력한 규정을 두지 못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일과 가정의 균형에 대한 인식변화가 점차 일어나고 있다.
일과 가정은 선택이 아니라 서로 양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에 중심을 두기보다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을 통해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함께하는 저출산극복을 위한 육아정책으로 양육수당지급, 육아휴직과 출산 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휴가제, 유연근무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기업,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가족친화제도를 시행 중이며 현재 제도를 도입하여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구광역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는 36개월 미만 영아들의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하여 전업주부, 맞벌이 가정의 양육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현재 대구시 전역 32개소의 시간제보육실이 운영되고 있다.

일ㆍ가정의 양립은 단기간에 완성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먼저 가정, 사회, 정부가 여건을 마련하고 하나씩 실행해나간다면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도 이루어질 것이다.
행복한 삶이란 직장과 가정에서의 삶을 분리 할 수 없다.
모든 일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육아 역시 일방적인 여성 독박이 아니라 함께 나눔이 필요하다.
워킹맘들이 자녀 양육을 걱정하지 않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당당히 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일과 가정, 자녀출산과 육아의 의미를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천신현
대구저출산극복사회연대회의
위원·대구시육아지원센터장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