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예쁜 입술의 조건

“어릴 때 다쳐 입술 비대칭이 된 청년 수술 후 자신감 되찾아 트라우마 극복 바뀐 모습에 성형외과 의사로서 뿌듯”

2018.06.12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예쁜 입술이란 어떤 것일까? 성형외과 의사들이 생각하는 매력적인 입술의 조건이라면, 우선 윗입술 두께는 6∼8mm, 아랫입술 두께는 8∼12mm 정도이다.
이렇게 보면 윗입술 두께가 아랫입술의 2/3 정도가 되는 것이 보기에 좋다는 뜻이다.
입술의 폭 역시 조건이 있다.
입술의 좌우 폭은 적어도 코의 폭보다는 넓어야 하고, 양쪽 눈의 가장자리 폭보다는 좁아야 아름답다고 한다.
입술의 꼬리 쪽이 살짝 들린 모습이 웃을 때 매력적이라고 해서 그런 입술이 좋은 입술의 조건이라 할 수 있겠다.

얼마 전 못생긴 입술을 고치고 싶다면서 젊은 청년이 어머니와 함께 진료실을 찾아왔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릴 때 넘어지면서 입술을 깨물어 다친 후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했다고 한다.
그 후 꿰맨 쪽의 입술 안쪽에 흉살이 자라나면서 딱딱해져서 입술이 더 두꺼워졌다고 한다.
입술 모양을 자세히 보니 윗입술 한쪽이 다치지 않은 쪽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더 두꺼워진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좌우 입술이 마치 짝짝이처럼 보였다.
입술의 비대칭 때문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사춘기 동안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다 보니 마치 기분 나쁜 일이 있는 것 같은 우울한 인상을 주게 되면서, 남들과 잘 만나지도 못하고 마치 남들이 자신의 얼굴을 볼 때 입술만 쳐다보는 것 같아 견딜 수 없다면서 이것을 고쳤으면 한다고 내원한 것이다.
이것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다친 것이 마치 자신의 탓인 양 미안한 마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병원까지 찾아온 것이라고 하였다.

우선 윗입술과 아랫입술의 두께를 확인해 보았다.
윗입술의 두께가 아랫입술과 거의 같은 수준인데 다쳐서 흉살이 생긴 부위의 윗입술은 다치지 않은 부위에 비해 두께가 거의 두 배 정도가 될 정도로 차이가 컸다.
두꺼운 흉살은 입술 겉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입 안쪽까지 퍼져 있었다.
그래서 입술의 겉과 입 안쪽까지 함께 줄여 주어야 할 상황이다.
수술 당일,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만나는 경계면을 따라 한쪽 입술에만 있는 흉살을 최대한 제거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했다.
그리고 수술의 절개선이 최대한 입술 안쪽으로 말려 들어갈 수 있도록 입 안쪽으로 위치하게 하여 주었다.

마취를 충분히 해서 통증이 없도록 해서 절개한 다음, 입술 피부 아래쪽에 접근해 보니, 입술 안쪽에 생긴 흉터 조직이 가득히 자리 잡고 있었다.
흉살 조직이 너무 많고 정상적인 입술 조직이 거의 없어서 이것을 모두 제거했다가는 입술의 도톰한 볼륨이 다 없어질 가능성이 있어 일부의 조직을 남겨서 입술의 형태를 만들어주었다.
위아래 입술의 경계면 역시 단순히 직선만은 아니다.
조금씩 곡선 형태의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자연스러운 곡선의 모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땀 한땀 꼼꼼하게 꿰매주었다.

수술 후 처음에는 입술이 부어오른다.
왜냐하면 입술이라는 조직 자체가 혈관으로 이루어진 조직이라서 멍이나 부기가 생기면 보통 피부보다는 더 부어오르는 것이다.
대략 1주일 정도 지나고 나니 어지간히 부기가 빠지면서 우리가 원했던 입술의 윤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심하게 차이가 나던 입술은 이제 좌우가 똑같은 모양의 균형 잡힌 모습이 되었다.
부기가 조금만 더 빠지면 반듯한 모습의 매력적인 입술모양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3주 정도 지나서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환자가 병원에 왔다.
수술을 하고 나서 얼굴이 밝은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하면서 기쁜 표정이다.
세심하게 봉합한 덕인지 모르겠지만 흉터는 입술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겉으로는 흉터가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가족들부터 달라진 모습을 더 좋아하고, 자신 때문에 생겼던 집안의 어두운 분위기도 밝아졌다고 한다.
친구들을 만나서도 자신감이 생겨서 활짝 웃게 된다고 하면서 이제야 어린 시절에 갖고 있었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짓는다.

가끔 어린 시절 부끄러움을 많이 터거나 또 다른 이유로 자신감을 잃어서 입술을 깨물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 얼굴을 뜯는 습관을 가진 친구들을 본 기억이 난다.
나도 손톱을 가끔 물어뜯곤 했는데, 그래서인지 지금도 못생긴 내 손톱을 보면 그 시절의 기억이 난다.
이러한 습관들 때문에 생긴 많은 흔적이 이제 세월이 지나고 나니 마음에 한 점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가 가끔 있다.
어쨌든, 이러한 트라우마의 흔적들도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한 번 고쳐 보는 것도 해볼 만한 것 같다.

단순히 이러한 문제들만 고쳐 주어도 인생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데, 그것 덕분에 주위에 따뜻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렇게 수술을 하고 나서 달라진 모습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우리 성형외과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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