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무더위, 주변도시 공동대응 타당한 논리다

발행일 2018-06-14 19:47:1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분지형 도시인 대구는 폭염으로 너무도 유명하다. 시민들은 하절기만 되면 밤낮없이 무더위에 지치기 일쑤다. 하다못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대구와 같은 대도시는 자연발생 열 이외 도시 내부 인공 열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풍향과 같은 기상적 특성이 가해지면 다량의 인공 열은 외부로 방출되지 않고 내부로 유입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장기간 머무는 이유다.

최근 대구의 유별난 폭염에 주변 경산 영천 등과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대구경북연구원 권용석 박사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대경 CEO브리핑에서 그가 발표한‘폭염에 대한 대구, 영천, 경산의 공동대응 필요’란 논문이다. 수년간 대구와 주변 도시 폭염 발생 패턴에 주목해온 권 박사는 영천, 경산 등지서도 폭염이 빈번함을 확인 후 대응 방식을 내놓았다.

대구, 경산, 영천 등 ‘대구 대도시 유역’은 8월의 평년 최고기온이 31℃에 이른다. 하지만 강수량은 236㎜에 불과해 ‘강우가 적고 여름이 더운 특수형 기후’에 속한다. 폭염이 단순히 대구의 문제가 아니고 인위적인 행정구역 경계를 넘나든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지만 폭염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 방식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는 폭염의 관리 범위를 고려해 대구, 영천, 경산을 아울러 협의기구 구성도 제안했다. 찬 공기 생성지 공동 개발, 인공 열 다량배출 시설 개선 공동지원, 쿨 루프 등 새로운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인공 열 폭염도 대기오염 물질과 마찬가지로 발생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함도 강조했다. 산업단지 환경보건평가에는 미세먼지와 오존, 이산화질소 등 오염물질에 한정해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한다. 하지만 오늘날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폭염도 위험성이 적지 않다. 결론적으로 주원인인 인공 열도 관리 대상이다.

인공 열 다량발생 업체는 영향력이 적은 곳으로 이전토록 해야 한다. 찬 공기 생성지로부터 도심을 잇는 바람 길도 넓혀야 한다. 인공 열 유입 통로로 활용될지도 모른다면 가급적 바람 길을 조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시의 자연적 특성을 고려한 바람 길에 대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 등은 여러모로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시도해볼 만하지 않은가.

하절기 무더위 걱정에 벌써 밤잠을 못 이루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이 시점에서 적정한 폭염 관리권역을 설정하고 지자체 간 공동대처하는 것도 한 방안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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