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수익금 어디에 쓰나

발행일 2003-09-24 19:31:4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난 8월 대구에서 열린 2003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엄청난 흑자를 남길 것이라는 소식이다. 대구에서 최초로 열린 국제대회가 성공한 것만도 기쁜데 이렇게 대규모 흑자까지 냈다니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대구 U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의 수익금을 어디에 써야 하느냐는 행복한 고민이 남게 됐다. 용처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주장도 많다는 얘기이다.

U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의 일부 사업이 기대 이상으로 호응을 얻었고 또 각종 대회 예산을 절감해 흑자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집계되지 않은 옥외광고나 입장권, 휘장 등의 판매 수입 등을 합하면 이번 대회의 수익이 200억원에서 최대 300억원까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수익을 떠나서 U대회 자체가 이처럼 성공적으로 끝난 것만으로도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당초 지하철 중앙로역 참사로 인해 대구가 U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가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대구 시민들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비극적 참사의 절망 속에서도 U대회를 이렇게 흑자대회로 만들면서 성공적으로 끝낸 것이다.

이번 U대회가 이렇게 많은 수익을 낸 것은 대구∙경북의 시∙도민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 크다. 당초 대회 분위기 살아나지 않아 우려했지만 시∙도민들이 열광적인 호응을 보여 경기장을 채웠다. 그리고 돈 한 푼 받지 않고 봉사한 서포터즈, 자원통역자 및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없었으면 흑자대회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U대회 수익금에 대해 조직위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협의해 대회를 기념하는 장학재단을 만들고 잉여금은 개최지인 대구시에 지원할 계획이다. 수익금의 상당 부분이 체육부문에 돌아가야 하겠지만 체육문화행사로 치러진 U대회의 성격에 비추어 일정 액수를 문화계 발전에 써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아직 U대회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 수익금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집행될 예산이다. 아직 시간은 있는 만큼 서둘러 용처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U대회기념관이나 국제대학생교류센터 등의 건립은 필수적이다. 나머지 수익금은 시민 여론을 수렴해 대회 취지에 맞도록 현명하게 사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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