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경찰이 된 딸에게

발행일 2017-02-15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학창시절 진로결정에 고민하고 있을 때, 아빠의 권유로 경찰 행정학과를 지원했고 소망하던 경찰관이 되어 제복을 입어보며 좋아하는 딸을 보면서 부모로서 대견함을 느꼈다. 딸이 나와 같은 경찰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대견스러운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훌륭한 경찰관으로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마디 건네고자 한다. 먼저 친절(kind)한 마음을 항상 유지하도록 해라. 모든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봉사하는 친절한 경찰이 되어야 한다. 경찰업무는 고된 감정노동이 요구되지만 우리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풀어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자세가 바로 친절이다.

공정(fair)하게 업무를 처리해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직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공정한 경찰이 되어야 한다. 사사로운 마음을 버리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오얏나무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말처럼 잘못된 언행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처신을 잘하도록 해라. 모든 문제의 발단은 공정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됨을 늘 마음에 새기고 생활해라.

공정한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편견을 버리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맡은 업무에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경찰이 공정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고 국민은 경찰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늘 잊지 말아라.

깨끗(clean)하게 처신을 해라. 우리는 법을 지키며 검소하게 생활하는 깨끗한 경찰이 되어야 한다.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깨끗한 생활, 청렴이다. 제복을 입는 이유도 청렴과 관계있다. 왜냐하면 제복에는 경찰관으로서의 긍지, 자부심, 명예와 같은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라. 아무 이유 없이 소고기 사주는 사람은 없다. 수순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세상에 가짜는 있어도 공짜는 없고 둘만 아는 나쁜 비밀은 없다. 공직자가 깨끗하면 사회가 깨끗해지고 사회가 깨끗해지면 국민 모두가 서로 믿고 신뢰하는 정의로운 사회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너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에게 신뢰받고 존경받는 경찰이 되려면 친절(kind), 공정(fair), 깨끗(clean)한 생활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를 잘 실천한다면 먼 훗날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존경받고 성공한 사람으로 명예로운 정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너의 어깨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 우리 사회의 안전과 평화가 달렸음을 잊지 말아라. 사랑하는 딸, 건투를 빈다.전종업청도경찰서 경무과경무계장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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