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통신]소로우 탄생 200주년을 맞으며

발행일 2017-07-13 20:14:1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오두막집 주인 사라진지 오래지만법정스님과 닮은 그의 청렴·검소함이 일상에 지친 우리를 위로하나 보다”



해마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쯤이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우리 집에서 운전해서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콩코드의 월든 호수(Walden Pond)의 오두막집 아저씨 소로우를 만나러 다녀오곤 한다.

언제나처럼 월든 숲 속에 들어서기 전부터 마음이 설레는 것은 소로우의 그 말간 정신이 흐르기 때문일 게다.

미국의 데이비드 소로우를 만나면 한국의 법정 스님이 오버랩 된다.

두 분의 그 검소함과 청렴함이 서로 소통(疏通)해서 일게다. 이렇듯 가까운 곳에 귀한 분이 사셨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 길고 긴 숲 속 월든 호수의 숲길을 걷노라면 평안 그 자체다.월든 호수(Walden Pond)에서

1

숲 사이를 비집고

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자리

나무 끝에는 남은 여름이 타고

노랗게 물들다

붉게 물들이다

남은 초록의 기억들마저

푸른 하늘이 안고 내려와

월든 호수에서

오색찬란한 하늘이 열리고

잊었던 추억이

잃어버렸던 꿈들이

결 따라 기억을 안고 넘실댄다

2

숲 속 나무이파리 샛길에

오두막 작은 문이 열리면

햇살 너머 푸른 꿈 달려오고

통나무집 아저씨 새벽을 열며

숲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에

흥얼거리며 하루를 맞고

익숙한 고독에

저녁 놀 붉어지면

삶의 가장자리 찰싹이는 숨결

호흡하는 영혼의 쉼터에서

아직도 바래지 않은 꿈을

잊히지 않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소로우(Thoreau). 1817. 7. 12 미국 매사추세츠 콩코드~1862. 5. 6 콩코드. 미국의 수필가, 시인, 실천적 철학자. 걸작 〈월든:숲 속의 생활(Walden:or, Life in the Woods)〉(1854)에서 다룬 초월주의 원칙대로 살면서 평론 〈시민의 반항(Civil Disobedience)〉(1849)에서 주장한 대로 시민의 자유를 열렬히 옹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소로우는 1817년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이듬해 이사를 했다가 1823년 콩코드로 돌아와 그곳에 정착했다. 그가 후에 성인이 되어 마을에 대해 애증의 감정을 느꼈다고 하나 그곳의 아름다운 숲, 계곡과 초지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애정을 간직했기 때문에 그곳은 여전히 그가 속한 세계였다.”

“1828년 부모는 그를 콩코드 아카데미에 보냈다. 그리고 콩코드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1833년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모범생이었지만 학점에는 무관심했으며, 도서관에서 자기가 원하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1837년 중간 정도의 성적으로 졸업한 뒤 교직을 지원해서 이전에 다녔던 콩코드의 그래머 스쿨에 자리를 얻었다. 그러나 엄격한 교사 역할이 맞지 않아 고민 끝에 2주일 후 그만두었고, 가업인 연필제조업을 꾸려가던 아버지를 돕게 되었다. 1838년 6월 형 존의 도움으로 작은 학교를 세웠는데, 이 학교는 진보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이나 유지되다가 존이 병에 걸리는 바람에 문을 닫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는 현대문명에 대한 거부와 자연주의자적 관점에서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한 자연인으로서 삶을 살고자 했던 미국의 시인이고 문학가였으며 사상가였다. 2017년 7월 12일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콩코드에서 태어난 지 2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지금도 월든 호숫가에는 현대문명에 지친 많은 인파가 소로우의 정신을 기리고자 소로우가 살던 오두막집을 찾는 것이다.

그 오두막집 주인아저씨가 사라진 지 오래지만, 현대 문명에 의해서 자연스러운 생존상태가 파괴될 것을 미리 염려했던 그의 맑고 깨끗했던 정신의 기운이 우리 모두에게 그립고 간절한 까닭인 것이다.신영재미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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