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힘으로 지역 경쟁력 높여야

발행일 2017-11-15 20:36:0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주민이 만들어가는 문화 중요 공공성 확대해 모두가 누려야 지역만의 특성·차별성도 필수”



21세기는 지식ㆍ정보와 함께 감성ㆍ콘텐츠가 중시되는 문화와 창의의 시대라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한 지역의 경쟁력은 여러 분야 가운데서도 문화의 힘(문화력)에 따라 결정되고 평가되는 경향이 크므로 이에 부응하는 문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문화와 창의성 중심으로 시대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사회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많은 지역에서 고유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문화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이른바 문화도시는 도시의 역사성과 다양성을 보유한 기품 있는 도시로서 시민은 물론 방문객에게 매력과 느낌, 그리고 즐거움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풍부한 도시를 말한다. 외형적으로 풍부한 문화시설과 차별화된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요소가 주민 삶의 질로 이어져야 하며, 문화에 대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야 진정한 문화도시가 가능하다. 문화도시는 궁극적으로 주민이 주인으로 참여하여 이끌어 내는 ‘내발적(內發的) 문화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문화는 단순한 이벤트나 특정 주체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방식으로는 뿌리내리기 어렵고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주민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내고 발양시켜낼 수 있는 규모와 수준의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한다. 신정부에서도 문화정책의 주요 키워드로 문화자유권과 문화복지 확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예술인 복지 및 창작여건을 개선하여 문화자유권과 함께 문화향수권이 신장하는 문화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미이다. 주민 문화복지 혜택의 확대와 함께 창의적 문화여건을 제공하고 문화교육을 확대하는 정책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정부정책은 문화 발전과 시도민의 문화향유권 신장을 목표로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대구경북 지역의 주요 이슈와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새 정부의 문화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역 차원의 문화도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과 공공성을 확대하고 자생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문화적 다양성 확보가 중요하다. 전통과 첨단, 경륜과 창의가 조화된 문화를 매개로 한 교류 확대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 구현이 필요하다. 아울러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다양한 계층(생애주기별 계층)을 고려한 커뮤니티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학생층에게는 문화 기획과 체험 프로그램을, 중장년층에게는 문화 교육프로그램을 보다 확대해야 할 것이다.

둘째, 문화적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 여가생활에 대한 수요 증대, 물질 위주의 가치 기준의 변화 등으로 주민들의 문화향유 욕구는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다. 주민에 대한 문화서비스를 확대하여 스스로 문화 주체가 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주민 문화역량 강화를 위한 생활문화동호회 지원과 가족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이 검토될 수 있다. 셋째, 문화적 자생력 강화이다. 문화 분야의 중앙 집중현상 속에서 지역만의 특성과 차별성을 가진 독자성을 가꿔갈 수 있는 자생적 기반이 필요하다. 콘텐츠 창작 활성화를 위한 창작공간 확대와 함께 문화서비스 전문화와 내실화를 위하여 문화네트워크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문화가 지역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라는 공감대 인식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도시개발과 도로확장과 같은 하드웨어에만 투자하는 도시보다 다양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보존하고 소프트파워를 진작시켜온 도시가 더 높은 문화적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문화적 자부심은 주민들에게 문화향수 확대는 물론 공동체 의식을 심어 주어 지역 통합성을 제고시키고, 타 분야와 융합하여 부가가치를 제고시킬 것이다.

경쟁력 있는 문화도시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도시의 격조와 품위는 쉽게 제고되지 않으며, 가시적 효과가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 또한 문화도시는 여러 기능이 단순히 병렬된 도시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적 요소가 결합하는 복합적인 모델로 구축해 나가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근시안적ㆍ단편적 효과보다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반을 강화하고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진지한 고민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오동욱대구경북연구원연구위원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