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로 인한 수해를 줄이자

발행일 2017-07-11 19:58:0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호우로 인한 피해 최소화 위해배수 시설 확충·보강 관심 필요아까운 수자원 확보도 신경써야”



7월 2일 장마가 시작되면서 대구 4.0㎜, 청도 18.0㎜, 안동 126.7㎜, 문경 190.5㎜ 등 경북 북부내륙지역으로 많은 비가 내렸고, 특히 부산을 비롯한 남해안 지역으로는 지금까지 최고 273.5㎜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도심과 농경지 침수 및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타는 듯 목말랐고, 수위가 낮다 못해 바닥까지 드러내고 땅속 수분까지 메말라 갈라진 지 오래된 땅이, 젖어들고 물로 채워졌다. 제때 농업을 시작하지 못한 농민들과 공업용수의 부족으로 생산을 위협받던 근로자들, 가정에서 생활용수의 부족으로 불편을 겪은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그동안 한반도에는 건조한 북서기류의 유입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을 막아,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형성되는 장마전선도 남쪽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기압계의 흐름이 변화함에 따라 한반도를 지배하던 상층 건조공기가 동쪽으로 물러나고, 장마전선이 점차 북상하면서 기다리던 장맛비를 내렸다.

이렇듯 장마전선은 기압계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으로 남북을 오간다. 이를 장마전선의 남북진동이라고 하는데, 장마 기간이라고 계속하여 비가 내리기만 하는 것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마전선에 의한 강수는 전선의 위치에 따라 강수구역과 강수량에 지역차가 큰 편으로, 중부지방에 장마전선이 위치하게 되면 남부지방은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기상학적으로 평균적인 장마 기간은 한 달 정도이지만, 실제 강수일 수는 17.1일 정도로 비가 내리지 않는 날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과거 30년 장마 기간 통계를 보면 평균 장마 시작일은 6월 23일 경이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일 주일가량 늦은 7월 초에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2009년 이전까지는 장마의 경향을 보아가며 시종을 예보하였으나, 2009년부터는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전선 형성 시에 신속한 기상정보 제공과 예보로 실질적 방재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장마는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일 년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내리기 때문에, 비 피해로 인한 사전 대비가 필수적이다. 기상청에서는 호우특보를 운영하여, 비로 인한 강수 피해를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특보발표에는 물리적 기준이 있는데, 호우주의보는 6시간 강우량이 70㎜ 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호우경보는 6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된다.

기상청에서는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여름철 자연재난대비 방재기간을 선포하여, 본청 및 지방청, 소속기관별로 여름철 자연재난 대비 방재 계획을 수립하고, 실무 행동 매뉴얼도 최신화하며, 기상정보 통보처도 새롭게 정비한다. 또 장마철 강수량 예보 정확도 향상 대책으로서 다양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ㆍ추진하고 있는데, 예보전문분석관 제도를 통한 예보관 역량 강화, 퇴직 예보관의 예보자문관 위촉, 장마 특이기상연구센터의 운영, 한국형 수치모델의 현업화 등을 통해 장마 기간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클라우드 방재시스템’ 운영을 통해 지자체의 방재업무 담당자가 기상정보에 쉽게 접근하여 담당 지역에서의 방재업무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장마의 끝은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결정된다.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힘을 받아 세력 다툼을 하고 있던 한랭하고 습윤한 오호츠크해 기단을 한반도 위로 밀어올리면 장마전선에 의한 강수는 종료되고, 북태평양 기단에 의한 무더위가 이어진다. 물론 장마종료 이후에도 상하층 대기 간 불안정에 의한 국지적인 소나기나, 저기압 시스템 통과에 의한 강수는 있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일 년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이 시기에 내리므로, 충분한 배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수해를 당하기 쉽다. 호우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배수 시설이 취약한 곳의 시설 확충과 보강에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가뭄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장마 후 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까운 수자원을 그냥 바다로 흘려보내지 않고, 최대한 내륙에서 담수 상태로 저장할 수 있으면 또 다른 위기에 대비할 수 있다. 지하 담수 저장 시설이나 저수지, 소형 댐의 다량 건설 등으로 집중적 강수의 무가치한 유실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장현식대구기상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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