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도 속출했고 엘리베이터 문이 안 열려 갇히거나 출입문이 휘어져 개폐 불가능을 호소한 사례도 수두룩했다. 포항 북구 전통사찰 보경사는 대웅전 벽면이 갈라졌고 처마 아래 결구가 탈락했다. 시민들은 갑작스런 지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사흘이 지난 지금까지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하니 상황이 짐작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지진이 여진인가 강진인가 하는 논란만 무성할 뿐 속 시원한 답변이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여진은 3.0 이하로 잇따를 뿐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번 지진은 이달 초까지 82차례 규모 3.0 이하 여진이 계속돼 오던 중 갑자기 규모가 커져 더욱 불안을 키우고 있다.
물론 기상청은 지난해 11ㆍ15 지진의 여진이라고 확정, 발표했다. 그러나 앞으로 규모 6.0 이상의 대지진에 대한 전진으로 해석하는 축도 없지 않다. 지난해 11ㆍ15 강진 이후 가장 규모가 큰 데다 당일 오후까지 규모 2.1~2.4의 여진이 수차례 계속됐기 때문이다.
아직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성격이 다른 단층이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미확인 무명단층의 존재설도 확산하고 있다. 본진이냐 여진이냐를 둘러싼 논란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지금까지 지진과 잇따른 여진을 가볍게 판단해선 안 된다. 매뉴얼 등 허술한 대비 태세를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다. 한반도 진앙 분포대를 따라 존재하는 단층은 상당수에 이른다. 이는 학계에서 입증된 지도 오래다. 이번 지진은 일반 여진의 강도를 뛰어넘었다.
무명단층의 존재 가능성에 무게가 더해진다. 지난해 규모 5.4 지진도 지금껏 전혀 보고되지 않은 무명단층에서 발생했다는 주장도 있다. 단층이 활성화되면 지진 발생 가능성 또한 그만큼 높다.
경북 동남부 일대에 활성단층은 이미 존재가 확인된 상태다. 지진 발생 빈도는 국내 그 어느 지역보다 높다. 이 때문에 비활성단층 조사, 연구는 더 이상 미적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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