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통신]‘한국의 날’ 기념식에 다녀와서

발행일 2017-11-30 20:20:4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매사추세츠(MA) 주청사에서 지난 10월26일 ‘한국의 날’ 첫 기념식이 이루어졌다. 생각하면참으로 가슴 벅찬 날이다. 보스턴 주변의 한인 인구가 적은 편이니 그 어떤 모임도 타 주에 비해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인들의 협력과 노력이부족한 탓이라고 믿고 싶다. 나 역시도 내 분야가 아니면 참여보다는바라보는 방관자의 입장이니 말이다. 그렇다,각각 모임과 단체 주최자들의 수고를 누가 알 수 있겠는가. 무슨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인의 뿌리와 미래를 심고자 하는 마음에 자신의 일을 미루고라도 봉사의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그날 개인으로 움직이려다 ‘한미노인회’ 어른들이 참석하는 것을 알기에 혹여 운전자가 더 필요하면 알려달라고 회장님께 말씀을 드렸다. 그래서 노인회 어른 몇 분을 모시고 함께 보스턴 시내에 있는 주청사를 향해 갔다. 자주 가는 곳이 아니니 찾는 것도 그렇지만, 주차할 곳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주청사 앞을 지나쳐 한 바퀴를 돌고서야 다시 주청사 앞에 차를 세우고 어른들을 먼저 내려 드렸다. 그 후 어른들을 밴으로 모시고 왔던 다른 분을 따라가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행사장인 주청사 입구에들어설 수 있었다.

주청사를 들어서는 입구에는 여러나라의 기념식에 참석하는 이들이벌써 와 비를 피하려 우산을 들고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그 줄을 이어 함께 기다리다 기념식장을 찾아 들어갔다. 행사장을 찾아 들어가는 복도에서 참으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얼굴은 낯이 익은데 누군지 확실치 않아 웃음과 함께 목례로 인사를 나누는데 그분은 나를 확실히 알고 계신 것이다. “나 누군지 알아요?” 하며 훤칠한 키와 멋진 포스의 아들을 옆에 세우고 인사를 해주는 어머니도 참으로 따스한 모습의 오래전에 보았던 지인임은 확실했다.

그분은 다름 아닌 로버트 들리오 하원의장의 보좌관인 샘 현의 어머니였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한 테이블에 앉아 간간이 얘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난 아직 그분이 정확히 누군지 몰라 계속 생각에 머물렀다. 얼굴을 마주한 지 4시간이 지나서야 20여 년 전 생각이 스쳐 지나며 그 어머니와 아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그 어머니와 아들이 미국 사회에서 든든하고 멋진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한국의 날’ 기념식 내내 그 감동의 물결이 내 가슴을 출렁이게 했다.

특히 이날 한국의 날 행사에 참여한 로버트 들리오 하원의장과 드보라 골드버그 재무장관은 각각 보좌관과 재무차관이 한인 2세란 공통점을 가져 이들의 참여에 한인 2세들의 역할이 작용했다는 것이 파악됐다.로버트 들리오 하원의장은 “나의 보좌관 샘 현에게 한국의 예절과 아시안 문화에 대해 많이 배운다”며 한국의 날을 축하하고 샘 현 보좌관의 모친이 생일이라며 어머니를 언급하기도 했다. 드보라 골드버그 재무장관도 아주 정확한 시간에 도착해 아시안들의 우수함을 지적하며 한국의 날을 축하했다. 골드버그 장관도 세라 김 차관 모친을 직접 호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한국의 날’ 첫 기념식을 맞이하기까지 오랜 노력과 끈기와 기다림으로 애쓴 분이 바로 이경해 회장이었다. 한인 모임 행사장에서 만나는 분이지만, 언제 만나도 맑고 밝은 성품은 30여 년이 다 되도록 변함이 없다. 시민권협회 회장을 오래도록 역임하면서 한인 청소년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헌신한 분임을 안다.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이경해 회장은 기념식장에서 축사를 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우중에도 예상보다 많은 3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해 ‘한국의 날’을 축하하며 기념해 주었다.

이날 ‘한국의 날’ 행사에 곱게 한복을 입고 참석한 ‘한미노인회’ 어른들과 ‘상록회’ 어른들의 모습을 뵈며 더욱 감사했다. 비 내리는 날 한복을 입고 우산을 쓰고 기념식에 참석하는 일이 참으로 거추장스러울 만도 한데 마다하지 않고 ‘한국의 날’을 더욱 빛내주었다. 또한, 박찬희 선생님이 이끄는 한국 전통 부채춤과 김도연님의 가야금 연주 그리고 소프라노 나유선님의 한국가곡이 더욱 멋진 ‘한국의 날’로 장식해 주었다. 이번 ‘한국의 날’ 기념식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수고해준 이경해 회장님과 여러 임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신영재미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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