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적극적 운영 아쉽다

발행일 2017-02-09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경북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가 반쪽짜리 항만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운영 주체인 포항영일신항만(주)이 컨테이너부두 4선석 중 2선석의 운영권을 포기하기로 한 때문이다. 아마 적자폭이 커진 데 따른 미봉책으로 파악된다. 주 내용은 연간 지원금 40여억 원 최소운영수익보장을 없애고 민자 장기 금융차입금을 책임지도록 재계약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컨테이너부두 2선석 운영권 포기는 이 과정에서 더해졌다. 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결론은 곧 지어질 것이다.

그간 철강경기 침체와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따른 쌍용차의 완성차 분해 수출 중단도 현 사태의 한가지 원인일 것이다. 민자항만은 특성상 자본금 잠식도 이해된다. 하지만 개항 8년이 지나고도 손익분기점 절반인 10만 TEU도 되지 않는 물동량과 낮은 부두하역료로 연간 70여억 원이나 적자를 낸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포항영일신항만(주)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각각 10%씩 지분 참여하는 등 8개 회사가 출자했다. 그런데 현재 자본금 780억 원이 모두 잠식되고 금융차입금 550억 원도 바닥을 드러냈다. 결론적으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셈이다.

모두가 높은 연봉에 놀고먹었다고 해도 유구무언일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도 지난해 9월 정부의 항만기본계획 고시 안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부산, 광양, 인천, 울산항 등이 특성화 항만으로 지정된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오늘날 전 세계 항만은 컨테이너부두가 주류이다. 수출 체계 일원화 자동시스템 덕분일 것이다.

영일만항은 대구ㆍ경북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유일무이한 항만이다. 이 때문에 부산항 물동량을 당겨올 가능성도 크다. 북한 나진, 중국 동북 3성, 러시아 연해주 등 북방항로 개척도 기대감을 키워왔다. 지리적, 기능적 장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급급한 단기 처방이 제시된 것이다. 단기 처방으로 탈출구를 개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는 일이라 여겨진다. 근시안적이고 미숙한 처방이란 평가가 내려지는 이유다.

기존 운영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보다 적극적인 처방이 요구되는 것이다. 다양한 비전과 함께 해외 대형선사 유치 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껏 해오다 중단된 북방항로 개척도 좀 더 지속해야 한다.

경북도와 포항시로서 힘들다면 지역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 정책 개발과 수립, 제안 등이 뒤따라야 한다. 국책사업은 정부나 정치권의 정책적 판단이 좌우한다. 대선공약에 항만 활성화를 포함하는 것도 고려해볼 일이다. 어물쩍거리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폐쇄될지 모르는 운명은 피해야 한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