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는 뿌리뽑아야 할 특권과 반칙이다

발행일 2018-01-31 19:24:5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ㆍ경북에도 공공기관과 단체 채용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적발된 기관과 단체 대부분이 문책과 징계 대상이지만 일부는 범죄 수준으로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돼 분노를 자아낸다. 정부 18개 부처 특별점검에서 드러난 채용비리는 그간 깊게 뿌리 내린 우리 사회 적폐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대구ㆍ경북은 이전해온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지방 공공기관과 산하 단체도 상당수 연루됐다. 유형을 분석해 보면 공공연하게 조직적으로 저질러진 게 한두 건이 아니다. 아예‘작태’로 얼룩져 있다 해도 무방할 정도다. 채용공고를 홈페이지에만 공고하고 나서 공고일을 임의 단축해 내부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사람을 채용한 것은 조직범죄나 다름없다. 고위인사 지인을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채용공시도 하지 않고는 비공개로 채용한 특혜 사례는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경력직을 채용해야 함에도 자격 미충족자를 채용했고 채용조건에 어긋난 인물 채용은 부지기수다. 전 직장 출신을 특혜 채용하도록 지시한 기관장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이는 수사 대상에 포함된 공공기관과 단체의 비리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저질렀는지를 여실히 짐작게 해준다.

수사의뢰 현직 기관장은 즉시 해임하고, 관련 임직원은 업무 배제했다가 검찰 기소 시 퇴출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그러나 적발된 해당 기관 기관장은 물론 단체장, 인사담당자와 청탁자 가릴 것 없이 샅샅이 색출하고 공개해야 한다. 아직 지방에선 해임 대상 기관장이나 업무배제 직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든 채용비리가 범죄 수준이라면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흙수저로 태어나 변변한 연줄 하나 없어 현실의 벽에 절망한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 실력을 다져도 취직을 못 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막대한 국민 혈세로 운영하는 공공기관과 단체가 청년들의 꿈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현실은 분명히 특권과 반칙이다.

온 국민이 공분하면서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다. 채용비리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국민 모두 비리와 부패 근절에 앞장서야 한다. 관행이란 핑계로 만연된 행태 또한 용납할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다시는 이 같은 불공정, 불편부당함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이 땅의 청년들을 더 이상 실망시켜선 안 된다. 누구든지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새로운 ‘룰’이 정립돼야 한다. 특권과 반칙, 부정부패 없는 사회에 밝은 희망의 새싹이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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