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빨리 알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발행일 2018-04-04 19:47:5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올해부터 지진 조기경보 7초까지 단축 발생 시 신속한 정보 받아보는 것만큼 지진 대비 요령 숙지 후 신속 대처해야”



2017년 11월15일 14시29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를 받고 확인한 뒤, 건물이 흔들리는 진동을 느꼈을 것이다. 바로 경북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날이었다. 이날 많은 국민에게 지진보다 재난문자메시지가 먼저 도착했다. 당일에만 약 33건의 지진이 더 발생하였다. 이어진 여진으로 인하여 다음 날인 16일에 예정되어 있던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뒤로 미뤄졌다. 199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된 이래 시험이 연기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포항지진이 앞서 발생한 경주지진(2016년 9월12일, 규모 5.8) 때와 가장 달랐던 것은 긴급재난문자를 전달받기까지의 시간이었다. 경주의 경우 발생 후 약 9분 만에 긴급재난 문자가 전파된 것에 비해, 포항지진은 최초 관측된 지 19초 만에 조기경보가 발령되었다. 경주지진 이후 조기경보 개선을 통해 행정안전부가 발령하던 긴급재난문자를 기상청에서 직접 발송하면서 개선된 효과였다.

지진통보는 신속정보(지진조기경보, 지진속보)와 상세정보(지진정보)로 구분해 제공하고 있다. 신속정보는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확성보다는 빠르게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동속도가 빠른 지진파 P파만을 사용하여 자동으로 추정된 정보를 1차적으로 신속하게 발표하는 것이다. 지진파는 전파 특성에 따라 실체파와 표면파로 나눌 수 있는데, 실체파는 지구 내부 깊숙이 전파되어 지표에 도달하며, P파와 S파가 있다.

P파의 명칭은 가장 먼저 도착한다는 의미인 ‘프라이머리 웨이브(Primary wave)’에서 유래하였으며, 지각에서의 전파속도는 5~7㎞/s이다. S파의 명칭은 두 번째로 도착한다는 의미인 ‘세컨더리 웨이브(Secondary wave)’에서 유래하였으며, P파의 전파속도보다 약 1.7배 느리다. S파는 지진파의 전파 방향에 직각으로 매질을 진동시킴으로써 매질 모양의 변화를 일으키며, 지진기록에서 P파의 진폭보다 크게 나타난다. 즉, 지진 신속정보는 지진파 중 P파가 S파에 비해 빠르게 전파되는 특성에 착안하여, P파 탐지 후 신속하게 지진발생 상황을 알려 비록 짧지만 S파 도달까지의 시간을 확보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경보시스템이다. 상세정보는 지진전문가가 지진자료를 종합적(P파, S파)으로 수동 분석한 정보를 5분 이내에 발표하는 것으로 규모 2.0 이상의 모든 지진에 대해 정보가 발표된다. 1차 지진정보 발표 후, 추후 정밀 분석을 자료로 수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일본, 미국, 대만 등 외국의 경우에도 조기경보가 필요한 지진에 대해서는 오차 발생 가능성이 있더라도 신속하게 발표해 피해 최소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기상청은 경주지진 이후 전문 인력을 증원하고 지진 관련 정책발굴, 연구기술(R&D) 개발, 서비스를 통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진화산센터를 신설하여 운영 중이다.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지진 발생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는 오랫동안 진행됐으나 아직 현대과학 수준으로 객관적인 지진예측은 어렵다. 현재까지의 과학기술로는 지진을 예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지진 재해예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이다.

기상청은 국민 중심의 지진서비스를 위하여 올해부터 과학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진 관측·분석·전파 프로세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2015년 50초 이내에 전달하던 조기경보 시간을 2017년부터는 15~25초로 앞당겼고, 2018년부터는 7~25초로 최대 7초까지 단축하려고 한다. 조기경보와 함께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진도(진동)을 알려주는 진도서비스도 점차 확대할 계획에 있다. 지진의 규모가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진폭을 이용해 계산한 절대적인 척도라면, 진도는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척도다. 규모는 진원에서 방출된 지진에너지의 양을 지진계로 측정해서 계산한 절대 단위이며, 진도는 지진이 전파함에 따라 지역별로 사람이 느끼는 정도와 건물의 피해 정도를 등급별로 수치화한 값이다.

대구기상지청에서도 또한 지역민의 지진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 기여하고 실제 지진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자체 대응 매뉴얼을 구축하고 관계기관과의 지진대응 모의훈련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진 발생 시, 신속한 지진 정보를 받아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평상시에 지진 대비 요령을 숙지하였다가 상황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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