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치권 및 교육계에서는 ‘자사고 폐지(전환)’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논란거리이다. 이에 대해 현 자사고 재학생으로서 자사고에 대한 편견과 폐지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일부 사람들은 자사고 면접으로 인해 사교육이 과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실이다. 물론 학원을 다니며 준비한 학생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 스스로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한 학생들의 비율이 훨씬 높다. 왜냐하면 면접을 통해 자기소개서를 과연 본인이 썼는지는 검증이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현재 공교육이 황폐화된 시점에서 자사고를 폐지 혹은 일반고로 전환하게 된다면, 높은 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과학고 혹은 영재고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과학고나 영재고 입시 경쟁은 더욱 과열될 것이고 이에 사교육은 지금보다 더 횡행할 수밖에 없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무너지는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 일반고 전성시대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외고ㆍ자사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조 교육감의 취지에는 지지하지만 외고ㆍ자사고 폐지는 무너지는 일반고를 살려낼 해결책이 결코 되지 못한다. 자신의 진로를 향해 노력하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외고ㆍ자사고와 같은 특목고로 진학하는 이유가 바로 더 높은 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서인데, 폐지를 한다는 것은 그들의 교육권을 박탈하는 것일뿐더러 학력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은 흔히 자사고를 귀족학교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자사고에는 귀족으로 불리는 아이들은 극히 드물며, 대부분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스스로 쟁취한,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고군분투한 평범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만일 자사고가 폐지된다면 강남 8학군과 같은 곳의 학생들은 일반고로 진학 후 다른 곳의 학생들보다 훨씬 많은 사교육을 받으며 소위 ‘명문대’로 진학할 것이다. 반면 평범한, 많은 사교육을 받을 형편이 되지 않는 서민 계층의 학생들은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잃게 되고, 잘 사는 집안의 아이들보다 명문대 진학률이 훨씬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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