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나누세요

발행일 2017-01-04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복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 수 없어더불어 비는 마음이자 함께하는 마음그래서 “복 많이 나누세요” 인사한다”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아올 때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이는 드물 것이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해돋이다. 해마다 수백만 인파가 몰려 교통체증으로 고생길이 훤한데도 해돋이를 보려는 사람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해돋이 행사를 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100군데가 넘는다. 해돋이 행사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보통 적게는 1억 원에서 최대 4억 원 가량의 예산이 행사에 투입된다는데 새해 첫날 해돋이 관광으로 거두는 경제적 효과는 최대 500억 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인체감염과 확산 우려로 해돋이 행사가 전면 취소된 곳이 많다. 행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가 뜨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전국 곳곳의 해돋이 명소에는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로 붐볐다.

해돋이를 보려고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새해 희망과 행복을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저무는 해를 보면서 지난 한 해의 추억을 되짚어보고 반성도 하며 떠오르는 해 앞에서 새해의 계획을 다짐하고 새로운 결심도 세운다.

새해를 포근한 침대속에서 맞이하는 사람들보다는 바다로 산으로 가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아무래도 삶에 대해 보다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내 보이는 부류에 속할 것이다. 한 해를 준비하며 옷깃을 여미는 마음으로 새해 첫날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적당히 새해를 맞이하고 대충대충 사는 사람들과는 삶의 질적인 부분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 생을 다할 때까지 일정한 여정이 정해져 있다. 여행을 떠날 때 여행에 대한 일정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여정에도 계획이 필요하고 준비할 것들이 필요하다.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 같이 얽혀서 백년까지 누리리라’고 노래한 이방원의 ‘하여가’처럼 적당히 부조리에 얽히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면서 불의와 타협하고 불법을 저지르고 살다보니 우리나라가 오늘날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닌가.

정유년 새해는 모든 것이 바르게 이루어지는 해로 삼았으면 한다. 진실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넣는다’는 성경 말씀과 같이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정신, 새로운 의지로 임(臨)하지 않으면 아니되게 되었다.

나는 새해 첫날 새벽기차를 타고 멀리 해운대 바다까지 가서 떠오르는 첫해를 맞이하고 왔다. 내 인생 최고의 해를 보았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눈으로만 보지 않고 가슴에 깊이 소중하게 담아왔다. 새로운 해가 둥글게 떠오르는 풍경을 보면서 예순번째 맞이하는 올 한해가 내 인생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부풀어 올랐다.

새해 첫날 아침부터, 아니 그 전날 밤부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문자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양력과 음력 새해를 두 번 맞이하는 관계로 이런 메시지는 음력 설까지 한 달 내내 지속될 것이다.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이 말은 새해가 되면 가장 많이 주고받는 덕담이자 인사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벽두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인사를 하는데, 받지 않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복(福)을 좋아하고 복이 뭔지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 대신 ‘복 많이 지으세요’라는 인사말을 보내오는 경우가 있다. ‘지으라’는 말은 저절로 받아지는 게 아니라 결국 스스로 ‘만들라’는 뜻이 된다.

복은 받는 것이고 나누는 것인데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 가지라’고 하면 이게 인사말로 적당한 건지 아리송하다. ‘니 복은 니가 알아서 챙겨라’고 하면 복에 대한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전달되어 인사가 아니라 욕이 되기도 한다. 덕을 많이 쌓으면 저절로 얻어지는 ‘복’도 이제는 ‘나누어 가지기 싫다’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한 인사말 같기도 해서 거부감이 느껴진다.

복이 ‘운수’나 ‘행운’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은 인간의 힘을 초월한 천운(天運)에 의해서 저절로 돌아가는 기수(氣數:길흉화복의 운수)로 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복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복이란 더불어 비는 마음이다. 함께 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복 많이 나누세요’라고 인사한다.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세상에서 ‘새해’에 임하는 마음과 ‘복’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제대로 인식하면 이상이 명확해지고, 생산적인 삶을 이끌 수 있으며, 능력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거기서부터 우리는 삶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확실성을 갖고 행동하게 된다. 동시에 우리 삶과 세상을 아름답게 개선시켜 나가는 멋진 한 해를 살아가는 혜안도 갖게 되는 것이다.박상봉중소기업성장 컨설턴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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