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환영회, 범죄가 아닌 축제가 되길

발행일 2017-03-08 20:07:5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한겨울 혹독했던 추위도 한풀 꺾이고 입춘을 지나 어느덧 계절은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봄을 맞이하는 이 계절 3월은 참 바쁜 달이다. 졸업을 한 아쉬운 마음과 새로운 시작을 향한 설레는 마음도 잠시, 몇 해 전부터 이맘때면 대학 신입생들의 OT와 MT와 관련한 좋지 않은 각종 뉴스가 나와 떠들썩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에서 ‘신입생 OT’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2016년 대학 신입생 OT에서 ‘술 권하는 문화’뿐만 아니라 ‘성추행’으로 인한 논란까지 어렵지 않게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이쯤 되면 OT나 MT에서 기강확립이나 선후배 간 친목도모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행사들이 이미 도를 넘어서 범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청에서는 지난 2월13일부터 3월31일까지 건전한 대학문화 조성을 위한 ‘대학 선후배 간 폭행 강요 등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하고 있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위계질서 확립’을 빙자한 후배에 대한 얼차려 등 ‘폭행ㆍ상해ㆍ협박’ 행위, ‘게임’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각종 ‘성추행행위’, 사회상규상 용납될 수 없는 ‘억지 술’을 권하는 ‘강요’ 행위 등이 그 대표적 단속대상이다.

이뿐만 아니라 불법의 범주에 속하는 행위들은 다양하다. ‘선후배 사이인데 이쯤이야 괜찮겠지. 당연히 버텨야지…’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많은 행위가 뜻밖에 불법의 테두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단속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법의 테두리에 위반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건전한 생각으로 서로 배려할 줄 아는 학생들의 마음가짐 자체가 아닐까. 술 권하는 문화, 강요하는 문화를 먼저 겪게 할 것이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 겪은 많은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고 또 배려한다면 후배들에게도 대학생활이 상처로 얼룩진 악몽이 아닌 멋진 캠퍼스의 낭만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리고 더 큰 사회로 나갔을 때 이러한 기억들은 추억으로 자리 잡아 나를 발전시켜줄 원동력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20살! 고등학생 때까지 부모의 그늘에서 보호받아야만 했던 새내기들에게는 참 설레는 나이이다. 그 설렘이 두려움으로 변하지 않도록 학생들 모두 주어진 권리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크다는 것을 잊지 말고 늘 생각하며 행동하는 지성인이 되길 기대한다.장현진경산경찰서수사과 경사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