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미 신규 원전 건설 중단과 노후 원전 폐쇄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간 원전 건설은 발전단가가 싸다는 이유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재앙 이후 사고위험과 폐로비용 등을 감안하면 결코 싸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 선언에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는 축도 상당수다.
그런데 무엇보다 지역에서는 원자력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불똥이 얼마나 튈는지가 걱정스럽다. 가뜩이나 사업이 지지부진한데다 엎친 데 덮친 격의 큰 변화는 각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클러스터는 같거나 비슷한 산업의 지리적 결집을 뜻한다. 원자재와 전문가 자문, 노동력 등의 저렴한 조달이 가능하다. 정보통신 시설, 교통 등 인프라와 법률 금융서비스 등도 동시 육성 가능하다.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식기반이 구축되면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은 뻔하다. 원자력 클러스터도 원전과 연구기관, 행정기구 등이 모인다. 상호 유기적인 분업과 상생 협력이 가능해진다.
국내 원전 25기 중 12기가 가동 중인 경북도의 원자력클러스터도 이런 이점 등으로 추진됐다. 이는 원전 관련기관 집중 유치가 관건이다. 원자력산업진흥원, 원자력수출산업단지,원자력기술표준원,국제원자력기능인력교육원,원자력전문대학원,에너지부품단지,원자력연구원,스마트원자로 실증플랜트, 마이스트고 등이 손꼽힌다. 모두가 발전ㆍ연구ㆍ생산ㆍ실증 복합시설의 범주에 속한다. 산업연구원은 원자력클러스터가 조성되면 23조 원 이상의 생산창출, 20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 등을 예상했다. 미래 먹거리 해결이 충분하다. 그만큼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현실은 답보상태이다. 진전이 없고 국정혼란으로 동력을 잃은 탓이다. 전문인력 확보뿐 나머지는 미미하기 짝이 없다. 연구ㆍ실증기반, 부품ㆍ소재, 인프라 구축 등은 뚜렷한 실적이 없다. 영덕 천지원전 건설에 따라 원자력병원, 원자력테마파크 등이 제안됐지만 경주 지진 여파로 중단됐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