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 달을 고스란히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바로 욕심이 과해 화를 부른 격이 되고 말았다. 스토우 에이커스 컨트리 클럽(stow acres Country Club)은 우리 집에서 45분을 운전하고 가야 만나는 곳에 있다. 막내 녀석을 대학 기숙사에 내려놓고 와 시작한 것이 골프였다. 막내 녀석 하이스쿨 때 몇 번 필드에 나가보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그 자리에서 접고 말았다. 그리고 막내 녀석이 대학교에 입학하고 골프를 시작하니 내 마음도 편했을뿐더러 남편의 후원도 넉넉해서 좋았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10년이 다 되었다.
말이 10년이지 제대로 골프를 시작한 것은 3여 년 전 스토우 에이커스 클럽에 멤버십을 들고서 시간을 내었던 것이다. 그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남편과 남편 친구들과의 그룹에 여자 썸 하나 정도 잡히면 함께 가고 그렇지 않으면 말고 했던 것이니 골프를 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다. 어찌 됐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옛이야기가 있듯이 2015년도에는 평생에 한 번 하기 힘들다는 ‘홀인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6년과 2017년 멤버십을 들어 열심히 다녔다. 그러다가 2018년 올해는 한국과 더불어 여행 일정이 여럿 잡혀 있어 멤버십을 들지 않았었다.
그렇게 올봄에 한국을 다녀오고 스토우 에이커스 골프클럽에 골프를 하러 갈 때마다 따로 페이를 했다.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뉴잉글랜드 지역에 단풍이 하나둘 들쯤에 더욱 골프가 재미가 있어졌다. 내 경우는 글을 쓰고 사진을 하니 행사에 맞춰 움직이는 일정이 많은 편이기에 이유 아닌 이유로 골프에 올인을 못 하고 있었다. 그러니 골프 실력은 늘 꼴찌에 머물렀다. 그냥 재밌어서 따라다니는 식의 골프는 골프 예절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팀의 일원이 되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래서, 이곳 스토우 에이커 골프클럽 한인 여성 멤버들의 매력인지도 모를 일이다.
스토우 에이커스 컨트리 클럽에 모인 한인 여성 골퍼들은 약 25여 명 정도가 된다. 자녀들을 다 키워놓고 비즈니스도 돕고 이른 아침 자연과 마주하며 건강도 챙기고 취미도 되고 서로 간의 소통과 함께 삶의 지혜와 생활의 아이디어도 나누는 유익한 모임이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토너먼트’와 ‘친선게임’을 통해 서로의 실력도 체크하고 다져보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아마추어 골프’의 모임인 것이다. 나는 2015년부터 함께 참여했으니 벌써 햇수로 4년 차가 되었다. 첫 모임을 시작한 지 6년이 되었다고 한다.
신영재미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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