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사회적 관심과 인식 높여야

발행일 2018-05-10 19:54:3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에서도 노인학대가 적잖아 예방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 같은 사실은 가정의 달을 맞아 대구시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노인학대 현황을 확인한 결과 파악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노인학대 건수는 207건으로 집계됐으며 2015년 157건, 2016년 178건 등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노인 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88건으로 전체의 41%, 딸이 18건으로 8%를 차지했으나 배우자도 74건으로 전체 34%였다. 학대 유형은 정서적 학대가 43%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 39%였지만 경제적 학대(7%), 방임(6%)도 없지 않다.

지난해 상담사례 중에는 응급상황도 3건이나 포함돼 노인학대가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짐작된다. 학대 발생 빈도는 주 1회가 83건(40%)으로 가장 많았다. 월 1회도 50건(24%)으로 조사됐으나 매일 학대받는다는 사례도 27건(13%)에 달하는 등 심각한 상황도 적지 않다.

학대받는 노인 성별은 여성이 160건으로 남성(47건)보다 월등히 많았다. 함께 사는 사람들로부터 학대받는 경우도 전체 72%를 차지했다. 학대받는 노인은 저소득자보다 일반소득자(고소득자 포함) 비율이 높았다.

초고속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지금 심각해지는 노인학대는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의 대책도 부족할 지경이다. 피해 당사자는 학대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면 가정을 피해 기관 운영 쉼터에 4개월간 생활 가능하다. 그러나 이 사실조차 모르는 노인들이 대다수다. 노인들이 충분히 인지하도록 평소 적절한 교육과 상담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를 대상으로 심리상담도 있다. 노인학대를 예방하는 다양한 해결책은 사실상 마련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피해 노인들은 학대를 당해도 대부분 ‘나 하나 참으면 되는데’ ‘자식들 봐서 참아야지’라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가족을 위해 피해 당사자가 학대 사실을 가슴에 묻고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그러나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노인학대 사실은 노인전문기관에 재빨리 신고해야 한다. 이들 기관의 개입이 빠를수록 좋기 때문이다. 피해 당사자는 법률적, 정서적 전문상담을 받아야 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피해 심리적 안정을 취하도록 돌봐야 한다.

노인학대는 무엇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지역사회는 노인전문기관 인권보호활동, 경로당 학대노인지킴이집 지정 등 예방활동에 나서야 한다. 지금 노인 인권 향상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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