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배치 철회 성주촛불투쟁 200일 기념시집 『성주가 평화다』(한티재, 2017)
그제가 사드배치 철회 성주 촛불투쟁 222일째 되는 날이었다. 성주군민들은 국방부가 성주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지난해 7월13일 저녁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촛불을 켰다. 짧은 티셔츠를 입고 부채를 부쳐가면서 촛불을 들었던 주민들이 지금은 두꺼운 외투에 담요를 뒤집어쓸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제는 주최 측에서 마련한 야외용 화목 난로가 군청 앞마당에 이십여 개 지펴졌고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아리송한 비가 간간이 내렸다.
이날 지난 촛불 투쟁 200일을 기념하여 발행한 시집 『성주가 평화다』 의 ‘북 콘서트’를 가졌다.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낭송 되었던 시 30편으로 엮은 시집은 이미 4쇄를 찍을 정도로 군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성주 촛불문화제는 국가폭력에 맞서 지역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결연한 투쟁의 광장이자,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의 자리였다. 민주주의를 배우는 놀라운 학습의 현장이었으며, 무엇보다 노래와 춤, 이야기가 만발한 축제의 장이었다.’
이 시집은 지금까지의 성주 촛불문화제를 생생하게 집약한 기록이자, 시집 전체가 하나의 강물 같은 서사시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집회 현장에서 낭송 된 작품들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 시대에 문학이 민중들과 어떻게 만나고, 또 어떻게 현장 속에서 시가 생명력을 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문학적 성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자부한다. 여기에 되도 않은 시로 참여한 게 ‘기춘 아지매’다. 아지매는 실명을 약간 꼬부린 실존인물이며 내겐 누님뻘 되는 친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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